주인공인 칼리오페의 이야기가 계속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1권은 거의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얘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거기에서부터 짚고 넘어가야한다. 칼과 5알파환원효소결핍증후군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말이다. 초반부는 약간 정신사나운 감이 있었으나 아주 재밌게 읽고있는 중이다. (2권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웃긴 꿈을 꿨다. 여기서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한 꿈을.
꿈 속에서 나는 친구와 함께 무슨 오디션을 보러 갔다. 화이팅을 외치는 친구를 뒤로 하고 오디션장으로 들어가 마음껏 노래불렀지만, 대답은 ***씨. @@@씨. 나머지 분들은 나가주십시오 뿐이었다. 울적한 마음으로 친구가 기다리는 넓찍한 장소(병원을 연상케했다)로 나왔는데, 친구 옆에 검은 양복을 빼입어서 경호원과 비슷한 종류같아 보이는 두 남자가 서 있었다. 노란 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한 남자는 친구의 귀에 대고 뭔가를 중얼거렸고 친구는 놀라 자빠질 것 같은 표정을 짓는 것이다. 대체 저게 뭐지?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내 가슴이 불안하게 두근거리는 걸 느꼈지만, 곧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고 친구에게로 다가갔다.
"헤헤, 니가 화이팅이랬는데 떨어졌다!"하는 말과 멋쩍은 웃음과 함께.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친구를 상상한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위로의 말이 아닌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과 안쓰럽다는-분명 오디션과 관련된 일은 아닌듯한- 눈동자가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왜 그래?"
내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친구는 고개를 잘레잘레 흔들고 입술을 깨물고, 한참을 뜸들이더니 이런 말을 하는 거다.
"명란아. 니가... 니가 아빠가 된대!"
뭐라고? 아빠? 미쳤냐! 이까지만 봐도 황당한 꿈이다. 그런데 더 웃긴 건, 꿈속의 나는 그걸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데 있다!
꿈속의 내 머리는 완전히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이제껏 치마를 팔랑거리며 웃고 지내왔던 십여년의 세월은 다 꿈이었단 말인가, 나는 누구인가? 발 밑이 아득해졌다. 머리가 핑핑 도는 것 같았다. 세상이 나만 두고 멀리 떠나가고 있었다.
정신을 잃을 듯한 순간에, (이 일들이 벌어질 때 친구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아까 친구에게 붙어있던 두 남자가 비슷하게 생긴 놈들을 더 많이 데리고 위압을 팍팍 풍기며 나타났다. 그 둘은 수술실에 가야한다는 말을 하면서 내 팔을 붙잡았다. 덕분에 나는 쓰러지지 않고 정신을 되찾았다. 하지만 그들을 떼어낼만한 힘이 몸에 돌아오지는 않았다. 다만 친구를 향해 눈을 꼭 맞추고 소리칠 뿐이었다.
"걱정마, 걱정마 정은아. 꼭 돌아올 거야. 무엇보다, 세상에 생리하는 남자가 어딨어!"
친구가 울고있는, 병원같은 풍경이 멀어져갔다. 나는 이제 수술대로 끌려갈 것이었다. 점점 더 눈앞의 영상이 흐릿해졌다......
그리고 난 잠에서 깼다. 거실 TV에서 들려오는, 오디션에서 뽑힌 ***씨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렇다. 그 되도안하는 오디션이란 설정은 이 쇼프로그램의 문제였던 거다.) 겔겔겔겔... 내가 이 꿈을 꾸고 일어난 순간, 얼마나 멍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