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독자 잇는 '북코치'를 아세요?

 [인터뷰] 하루에 한 권꼴로 책 리뷰하는 북코치 권윤구씨

 

일주일 동안에 일곱 권의 책을 리뷰하는 별난(?) 사람이 있다. 무려 책값에만 한 달에 줄잡아 50~60만원을 쓰는 셈이다. 책 속에 푹 빠져 책과 함께 사는 인물 권윤구씨. 단순히 책을 읽고 리뷰만 쓰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책을 읽는 법에 대한 코칭까지 해준다.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대부분 이미 책에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에 대한 해답 이외에 내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것이 또한 책이다.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책 한 권을 읽고 리뷰를 쓰는 별난 직업을 가진 권윤구 북코치의 말이다.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에도 버거운 직장인들에게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별난 책벌레 권윤구씨와의 만남을 통해 조금이나마 자극과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을까 해서 그를 만났다.

정답 제시가 아닌 가이드 역할

- 북코치라는 직업을 소개하면?
"어려움이 처해있거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직업이다. 코칭의 개념에 책을 추천해주고 가이드를 주는 개념을 접목시킨 것이다. 한 예로 대학생들의 사회진출을 위해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추천해준다. 진로 및 진학 등의 목표에 맞는 책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 북코치가 된 계기가 있다면?
"코칭이 컨설턴트와 다른 점은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분이 더 강하다. 상대방에게 실행력도 높이고 확신도 높일 수 있는 가이드를 제시해야 한다. 상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합한 책을 제시한다. 상대에게 맞는 책을 스스로 찾아 스스로 해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독서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돕는 것이 바로 북코치의 역할이다. 여기에 코칭을 접목시킬 때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리더십센터 코칭팀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평소에 즐겨하는 책읽기가 코칭 기술을 접목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북코치라는 일을 됐다."

- 내용이 다소 부족한 책을 리뷰할 때도 있을 텐데.
"좋은 책을 추천하지만 가끔 평이 좋지 않은 책도 간혹 접하게 된다. 특히 북리뷰를 할 때에 평이 좋지 않은 책을 소개하기가 솔직히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독자를 위해서 객관적인 평가는 기본이다. 평이 낮은 책을 리뷰할 때에는 조금 유하게 표현하는 기술도 늘었다. 독자들에게 평범한 책을 소개하기에는 그만큼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추천도서가 아닌 자신에게 맞는 책 골라야

▲ 독자와 책을 이어주는 다리 '권윤구 북코치'의 꿈은 북리뷰 전문 방송을 운영해보는 것이다.
ⓒ 조창선

- 리뷰를 쓰는 원칙이 있다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을 중요하게 다룬다. 우리의 삶과 책이 현재 우리의 삶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 사회적 관심 부분도 짚어준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 연관지어 분석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나의 생각과 비슷한 유형의 책과 비교하기도 한다.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이 어떻게 보강됐는지, 저자는 나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얘기를 어떻게 펼치는지 등을 정리한다."

- 베스트셀러나 추천도서라면 일단 읽고 보자는 식의 독자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추천 도서라고 해서 꼭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주위에 평이 좋은 책이라고 무작정 책을 골라 읽기 보다는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맞는 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독자들이 추천도서나 베스트셀러 등의 서적에만 몰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좋은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좋지 않은 책을 읽음으로써 양서를 읽는 데 필요한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평생을 다해 읽어도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책이다. 좋은 책을 많이 읽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불필요한 책을 읽는데 낭비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읽은 책 목록 정리부터 시작하라

- 책을 읽으면 꼭 정리를 해야만 하는가?
"책을 읽고 나서 반드시 정리를 해야 할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오히려 책을 읽고 정리할 생각을 하기에 앞서 책을 가지고 다니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손에 들고 다니다보면 자연스럽게 읽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주제를 잡을 수도 있게 된다. 책 읽는 재미를 붙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결국에는 책을 스스로 읽기 마련이다.

읽은 책의 목록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나중에는 리뷰를 통해 기록을 남기고 싶은 욕심도 날 것이다. 나의 경우 읽은 책의 목록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서량도 늘어났다. 그렇게 지난해 3월부터 독서 목록을 기록한 결과 최근까지 329권의 목록을 정리했다."

- 책을 읽고 정리하는 법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의미 있는 자료의 경우 마인드맵화하고 있다. 교과서와 같이 카테고리 별로 체계화된 책을 통해 맵핑 연습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일반인들에게 자신이 읽은 책을 맵핑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안다. 그리고 마인드맵으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모든 책에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별도의 내용정리가 필요한 서적의 경우라면 시도해볼만하다. 자료적인 정리, 암기가 필요한 지식의 경우 체계적으로 내용을 정리 요약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책 욕심 버리고 마무리를 멋지게

-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강박관념도 일부 존재하는 것 같다.
"처음부터 많이 읽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을 멋지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일례로, 처음 북리뷰 뉴스레터 리뷰는 2줄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일곱 권의 책을 읽고 일곱 개의 리뷰를 쓰고 있다.

책읽기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심지어 생존을 위한 경쟁심리에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처음부터 많은 책을 읽어야겠다는 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다. 강박관념부터 버리고 우선 책과 친해져야 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을 못 당하는 이유는 책을 읽는데 투자한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속독법과 같이 책을 읽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어느 정도 읽는 속도가 필요하겠지만, 그 외에는 속도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의 자신의 삶에 어떻게 체화하고 소화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자신의 삶을 책과 함께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목표를 세워놓고 책을 읽는 유형도 있다 하지만, 역시 그렇게 까지 부담을 가질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일단 읽는데 재미를 들인다면 그 때 가서 독서량을 늘일 고민을 해도 늦지 않다."

- 책을 평가하는 기준이 있다면?
"나의 삶을 발전시키기 위해 독서를 시작했다. 내가 책을 읽었을 때 현재 나의 삶과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밖에 얼마나 넓은 시야와 안목을 열어줄 수 있느냐가 양서를 판가름하는 기본적인 기준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 끝으로, 최근 책 읽는 문화와 사회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과거에는 간헐적으로 출판사에서 북 세미나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문적으로 북세미나를 하는 업체까지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책과 독자들을 연결하는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저자나 역자 등이 앞에 나서서 책을 잘 소개해줄 수 있는 세미나도 많다. 이런 모임을 통해 책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공공도서관이 많이 생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권윤구 북코치 프로필

 
- 현재 wizen 대표북코치로 활동
- seri 북커뮤니티포럼 시샵으로 활동
- 한국커리어컨설팅협회 운영위원
- 위성DMB의 자기계발코너를 맡아 오전에 방송
- 1주일 동안 읽은 7~10여권의 책리뷰 작성.
- 북리뷰 발송
- 향후 북리뷰 전문 방송을 운영해보는 것이 꿈
- 네이버블로그 커리어홈피에 자신의 글과 북리뷰를 유료로 게재
- 위즈덤하우스에서 출판기획에 대한 프리랜서 업무

- 권윤구 북카페 소개 http://cafe.naver.com/bookcoach.cafe
- 권윤구 북코치 커리어홈피 http://kwoncoach.careerhompy.com

 

요것은 2006년 1월의 기사입니다..하늘을 나는 자전거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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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맘, 또또맘 2006-09-1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코치라는 직업이 있는지~ 첨 알았습니다. 책 읽고 리뷰써는게 직업이라면 책에 대한 스트레스를 혹시 받지 않을까요?

hnine 2006-09-1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연결시킬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지요.

해리포터7 2006-09-1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직업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책을 무작정 좋아해서인지 몰라도요..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제가 너무 감동받은 책이 있다고 하면 그책을 싸들고 와서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추천했답니다..때론 가슴팍에다 안겨줄때도 많았구요.ㅎㅎㅎ강압적인 추천이었지요..이 기사를 보니 그때가 생각나더군요.ㅎㅎㅎ

물만두 2006-09-1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런 직업도 있군요^^

마노아 2006-09-1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져요^^

해리포터7 2006-09-1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마노아님..
저처럼 이런직업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군요..여기 알라딘에선 환영받는 직업인가봐요.ㅎㅎㅎ
속삭인님 앗 읽어보셨나봐요? 아마 직업상 그렇게 된게 아닐까요?ㅎㅎㅎ

건우와 연우 2006-09-1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실은 서재에 몇분이 저직업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리뷰가 멋진 분들이 많아서...^^

해리포터7 2006-09-1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님 음...저도 함 읽어보고 우리 속닥거려봅시다~ ㅎㅎㅎ
건우와 연우님 그치요? 여기에도 마땅한분이 차고 넘치는것 같습니다.

또또유스또 2006-09-11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그러하다거 사료되는 바입니다 ㅎㅎㅎ
북코치가 있음 북감독도 있을까...? 후다닥.. =3=3=3=3=3

해리포터7 2006-09-1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hEhdbtmEh님..ㅋㅋㅋ 네 제가 베스트셀러라고 하는건 다 볼려구 댐비긴합니다요.ㅎㅎㅎ 님께서 감독하시믄 되겠슴돠......

씩씩하니 2006-09-11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제 생각에는 북코치 직업 가능하신 분들..알라딘에 너무 많으신데...
제가 아는 분만도 엄청 많으신대....

해리포터7 2006-09-11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그런거 같아요..님도 포함해서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