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산(남산제일봉)의 정취는 여전합디다. 여러 곳을 다니진 않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산인데, 바람도 여느 곳과는 다른 느낌이고. - 소나무숲을 지나온 바람엔 솔잎 냄새가 납니다. 절을 찾아 난 고운 흙길과 산 정상을 향해 더듬이를 곧추 세운 산길이 예쁘고 저의 시시껄렁한 흰소리를 잘 받아 넘겨주는 동행자들 덕분에 등줄기에 땀나는 줄도 잘 몰랐습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다녀오는 여행도 괜찮더군요. 목이 말라도, 다리가 아파도, 그냥 그대로 좋았습니다. 오늘 매화산 소나무도 좋았구요. 청량사, 해인사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해인사에 사람이 너무 많은 것 빼고는. 아직도 몸속에 남아 있는 소나무 바람이 빠져나가기 전에 어디로 한 번 더 떠야겠습니다.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을 때. 삶이 신산하다고 느낄 때.
남산제일봉 쉼터
눈맛이 시원한 청량사
정상으로 가는 중에
구름에 떠 있는 것 같은 청량사의 탑과 석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