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 옆자리에 앉으시는 정OO 선생님은 전에 같이 근무해 본 적이 있다. 나랑 생각도 맞고, 여러가지로 배울 점이 많아서 참 좋다. 최근에는 가족들과 산에 다니신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월요일엔 주말에 다녀오신 산에서 나물 뜯은 이야기를 꼭 해 주신다.
나도 산에 가고 싶어졌다. 당장 김OO선생님께 연락했다. 토요일에 지리산에 가지 않겠냐고? 별다른 일이 없으니 가겠다고 했다. 내 친구 장OO에게 전화를 했다. 주말에 별일 없으면 지리산에 가자고! 장OO는 갈 수 있을 듯 한데 아내의 결재를 맡고 연락해 준단다. 나는 화요일까지는 꼭 연락을 달라고 했다. 집에 와서 열심히 지리산에 대한 책을 뒤적이며 산행 계획을 세웠다. 그날부터 일기 예보는 주말의 장마비를 경고하고 있다. 그래도 나는 금요일쯤에는 비가 그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수요일에도 문자를 보냈으나, 답신이 없어서 오늘 오후에 장OO에게 전화를 했다. 갈 수 있는지를 다시 물었으나, 휴일인 토요일에 모처럼 한 번 쉬고 싶다고 한다. 나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아주 쿨하게 전화를 끊어 주었다. 그리고는 같이 가기로 한 김OO선생님께 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문자를 보냈으나 아직 답이 없다.(참고로 최근 몇 년 동안은 우리 셋은 잘 어울려서 여행을 다녔다. 물론 장OO과 내가 결혼하기 전의 일이지만...)
과연 나는 이번 주말에 지리산을 거닐 수 있을까? 구상나무 숲으로 가득한 세석평원을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