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토요일 아침일텐데 아침부터 바빴다. 여느 때 같으면 조금 더 잘 수 있었으나,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창밖을 보니 날이 흐렸다. 꼭 눈이 내릴 것 같은 날씨였으나, 춥지 않으니 눈이 내릴 가능성은 적었다. 오늘 같은 날, 눈이 온다면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텐데 말이다.

   집앞의 버스정류장에서 아이들과 만나기로 했다. 늘 약속 시간을 강조해 온 터라 빠르게 걸어가다가 아침을 안 먹고 오는 사람도 있겠다 싶어서 근처의 빵집에 들렀다.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은 전에 근무하던 OO고 졸업생! 1년 전에만 해도 자연스럽게 이름을 불렀을텐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난감한 상황! 이럴 땐 정면 돌파해야한다.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다행히 실망스러워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빵을 챙겨들고 나오니 이곳저곳에서 전화가 온다. 장소를 잘 못 찾겠다는 전화부터 왜 아직 안 오냐는 전화까지... 늦은 걸 만회하기 위해서 빵을 내밀었으나 반응은 썰렁했다. 나보다 조금 더 늦게 온다는 두 녀석을 기다리면서 분위기를 보니 여전히 남학생과 여학생의 벽은 높다. 이 녀석들, 촌스럽기는... 좀 자연스러울 수 없나 싶다. 하기야 나도 저 나이 땐 그랬으니까! 그러다 심각한 짝사랑의 열병을 앓기도 했었지. 흠- 우리 모임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려나?

   종점 다음 정류장에서 탄 버스라 자리는 넉넉하고 같이 모여서 재잘거리는데다가, 토요일 아침이라 막힘 없이 신나게 달려준 버스 덕분에 하단교차로까지는 금방이었다. 우리의 목적지인 을숙도 광장까지는 20분 정도 걸어가야 했다.(물론, 마을버스도 있었지만 900원을 내기엔 좀 아깝더라.) 을숙도 광장까지도 왁자지껄 신나게 얘기하면서 걸으니 멀지 않았고, 상쾌한 강바람까지 불어오니 잘 걸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 이후 1시간 동안 쓴 글을 올리려고 했더니 로그인 메세지가 뜨더군요. 그래서 로그인을 했더니  지금껏 쓴 내용이 다 날아가 버렸네요.ㅠㅠ 정말 허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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