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목요일)부터 30일(토요일)까지 공부방 캠프를 다녀왔다. 작년에는 전북 부안의 환경 학교에서 위탁 캠프를 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솔 교사로 편안하게 갔다 왔으나 올해는 공부방 식구들이 모두 준비해서 다녀온 캠프여서 여간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 게 아니었다.

   그래도 역시 애쓴 만큼 재밌고 의미 있는 일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평화'에 대해서 한 번 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모둠별로  참 알뜰하게 준비해서 재미나게 놀았다는 생각이 든다. 가기 전에는 호우주의보를 예상해서 여간 걱정한 것이 아니었으나 참 놀기에 적당한 날씨여서 오히려 더 고마웠다.

  우리가 머물렀던 곳은 양산 통도사 부근의 콜핑 하우스였는데, 독일인 사제인 콜핑 신부의 지도 이념에 따라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콜핑 협회에서 즐거운 삶을 통한 건전한 여가문화를 정착시키려는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깨끗하고 자유스러워서 우리들이 편안하게 2박 3일을 지낼 수 있었다.

 


콜핑하우스 전경

 


"더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면 스스로 그 세상을 만들라."

콜핑 사제의 어록 중에서


 


 

                                                             콜핑 협회의 깃발

 


   첫날은 오전에 도착해서 짐정리를 하고 난 후 모둠별로 점심을 준비해서 먹었다. 수 년 동안의 캠프를 통해 이런 활동은 자연스럽게 몸에 익어서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아이들과 모둠 선생님들께서 식사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곰돌이모둠의 식사 준비

 

 


 

                                                         뭉게구름 모둠의 식사 준비

   첫 번째 활동은 ‘친구 알아가기’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둘이 맺어진 짝지끼리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 질문과 답을 통해 친구의 다른 모습을 이해하는 활동이었다. 끝나고는 서로 둘러앉아 짝지와 나눈 이야기를 발표하고 서로에 대한 별칭도 지어주었다.

 


 

                                         친구 알아가기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샛별선생님

 

 

                                          

                                                '친구 알아가기' 활동 후 발표하기


   두 번째는 신나는 야외놀이라는 것이었는데, 바닥에 압정을 깔아놓고 눈을 가린 다음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길을 건너는 활동이었다. 눈을 가린 채 친구의 도움만으로 정해진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인데, 아이들이 무척 즐겁고 재미있어 했다.

 

 

                    

                                                                 바닥에 깔린 압정

   이후 저녁을 먹었고, 아이들이랑 친구랑 싸웠을 때 어떻게 화해할까?라는 주제로 꼴라주 활동을 했다. 특정한 상황을 설정해 두고,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모둠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서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작업인데, 미리 가지고 간 잡지로 모자이크도 하고, 오려붙이기를 통해 2절지의 한 면을 6컷의 그림으로 만들어냈다.

   이후 간단한 간식을 먹었고, 밤이 깊어지자 분위기를 좀 잡아서 아이들에게 ‘자기가 죽는다면 어떤 말을 남길까’하는 주제로 글쓰기를 하고 모의 ‘관’에 들어가는 체험을 해 보았다. 아이들이 무척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죽는다면 어떤 말을??-진지한 모습


   둘째 날은 이른 아침에 일어나 체조를 하고 아침밥을 챙겨 먹은 다음 6시간 동안 영축산 산행을 했다.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산행을 시작하는 산이자, 1059미터의 영축산을 가장 어린 초등학교 1학년짜리 학생도 거뜬히 올랐다가 내려왔다. 오후에는 근처 계곡에서 물놀이가 이어졌고, 저녁에는 캠프파이어를 겸한 놀이, 장기자랑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모둠별 장기자랑 준비가 알차게 되어서 장기자랑 발표시간에 모두들 깜짝 놀라기도 하고, 즐거워해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아기공룡 둘리로 아침체조를!!


 


                                                  영축산에서 바라본 시살등

 

                                                        


                                                     영축산에서 바라본 신불산

 



                                                 영축산 정상에 오른 곰돌이모둠

 

                                              영축산 정상에 오른 뭉게구름모둠



곰돌이모둠의 댄스 장기자랑


   셋째 날은 오전부터 물놀이를 신나게 하고, 점심까지 지어먹고 나서 캠프 평가와 설문을 쓰고 나서 짐정리를 했다. 우리가 썼던 시설물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나서 봉고차를 타고 공부방으로 돌아왔다.


  글로 남기면 아주 짧은 2박 3일의 일정이었지만 이 짧은 일정을 준비하고 실제로 집행하기 위해서 마음 졸이고, 애를 써 본 사람들은 아마 알 것이다. 이 짧은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 얼마나 심리적인 부담감이 큰 것인지를 말이다. 나야 이번에는 그냥 스태프로 참여한 것이지만 현장에서 움직여야 하는 선생님들의 고달픔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래도 이번 여름 캠프가 사고 없이 모두들 행복하게 끝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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