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참 맑은 물살

   하동에서 지리산으로 들어가는 길.  이제는 토지의 '최참판댁'이 들어선 악양면에 들어가기 전에 도로 왼편으로 섬진 강물이 흐른다. 바닥을 훤히 드러내놓고, 산자락과 어깨동무를 하며 바다로 바다로 흘러가는 저 맑은 물살!

 


연곡사 동부도

......연곡사는 부도의 고향 같은 절이다. 우리나라 모든 부도의 아름다움이 여기서 나와 여기로 모인다. (중략) 산기슭에 앉아 절을 내려다보는 동부도는 아마도 탑으로 치면 석가탑의 엄정함과 단아함, 다보탑의 화려함과 산뜻함을 잘 섞은 듯한 아름다움이 있다. 차갑고 시커먼 돌덩이에 이렇게 환상적인 옷을 입혀놓을 수가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옷이 아니라 그 본성-돌 자체가 지는 본성이나, 그 장인의 본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2001년 7월 19일]/ 이 글은 저번 학교 선생님들이랑 연곡사 동부도를 보고 써 둔 여행기이다. 과문(寡聞)한 탓이겠지만, 동부도만큼 아름다운 부도를 본 적이 없는 듯하다.


피아골 계단식 논밭

   원만하게 굴곡진 먼 들판의 모습은 자연과 가장 잘 어울린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예술품, 바로 그것이다. ...어디도 모나지 않은 논배미는 순한 농군의 심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그 논은 절대로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다. 우리 선인들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 흐름에 따라 물결 같은  논두렁을 그리면서 중심 바닥만은 공평을 잃지 않은 것이다. [안병욱, 내 마음속의 문화유산 셋] 가을걷이가 끝난 지 한참 지난 겨울 들녘에 찬바람만 세차다. 그러나 저 땅밑에는 지금도 새봄에 대한 준비가 이어질 것이다.

 


운조루

   운조루의 호시절은 간 것일까? 초라한 화단하며, 어지럽게 널린 농기구들, 솟을대문 입구에 진을 친 낡은 간이의자, 대문밖의 을씨년스런 정자... 그러고보면 집을 짓는 것보다 그 집을 지키며 살아가기도 보통 힘든 게 아니다. 그런데, 갈 때마다 안방에서 새어 나오는 텔레비전 소리를 듣고 있을 그 집 사람들이 누구일까? 궁금하다.

 

 

사사자삼층석탑

   우리나라 사람들은 초원에 사는 사자를 어떻게 알아서 저렇게 조각을 하게 된 것일까? 지금처럼 텔레비전에서 '동물의 왕국'도 안 하고, 동물원도 없었을텐데 말이다. 탑 주위를 지키고 서 있는 저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 사자들을 볼 때마다 수업시간에 딴짓하는 아이들이 생각나는 건 왜 일까?ㅋㅋ 웃음이 닮아 그런가?


겨울 화엄사

지상에 화엄세계를 만들어놓고, 그들은 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