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


- 안준철


들풀을 보면 생각난다.

이름으로 불러 준 적 없는 아이들

마음으로 읽고

눈빛으로 알고

따스히 흘러

빗장을 열게 하는 사랑

나눠 준 적 없는 아이들

그런 사랑 받아 본 적 없어

더 가슴 태웠을 것을

더 다가오고 싶었을 것을

들풀을 보니 생각난다.

화사하지 못하여

키에 가리워

먼발치로만 서성이던 아이들

한 번 더 다가섰으면

꽃이 되었을 우리 아이들



   학교 안팎에 활짝 피어난 꽃으로 마음이 흐뭇한 시절입니다. 우리가 학교 밖에 우아한 모습으로 활짝 피어 있는 꽃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꽃들도 우리 반 교실에 핀 꽃들만큼이나 시끄럽고, 깔깔거리고, 까불거릴까요?

 

   이 시를 읽으면서 가끔 이름 없는 들꽃에 눈길을 주면서 이름이 뭘까?를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나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이름도 잘 모르면서 들꽃의 이름만 알려고 했던 것은 저의 지적 허영심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또 생각이 달리 들기도 합니다. 하찮게 핀 들꽃의 이름을 알려고 애쓰는 사람은 아이들의 삶에 대해서도 진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의 관심이 고프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의 관심에 어떤 형태로 반응할지라도 아이들의 마음은 이미 사랑받고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안답니다. 사랑받고, 주목받은 적이 있는 아이들은 행동부터 달라지구요. 선생님, 이번 한 해를 아이들에게 한 걸음만 더 다가가는 해로 삼아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해콩 2005-04-10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의 첫 편지 잘 받았습니다. 지금 다시 꼼꼼 읽어보니.. 역시나 좋은데요. 이름 모르는 풀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처럼 아이들 이름도 하나하나 외우기 시작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