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교로 옮기고 무척 빠듯한 시간이 지나간 듯하다. 정작 아이들에게 제대로 다가가지 못하면서 무엇 때문에 그리 바쁘게 사는 지 돌아보면 아리송하다. 더 마음을 열어야지, 더 시간을 많이 내야지 마음은 굴뚝같은데 마음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앞으로는 조금씩 나아지리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래도 이번엔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 길에 나섰다. 이번에 가는 곳이 고창 선운사이기 때문이었다. 선운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4년 전 겨울, 겨울바람처럼 허위허위 다녀오고 난 뒤로 늘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곳이었는데 결혼한 이후 한 번도 나들이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꽤나 먼 곳으로 방향을 잡았다.
숙소에서 제법 이른 아침을 먹고 도착한 선운사. 여행자의 욕심은 흐린 기억속의 절집의 모습을 더듬어 아련한 그리움을 맛보고 싶었으나 최근에 새롭게 단장을 한 듯 절은 말끔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늘 마음속에 피어있는 선운사 동백도 서정주의 시처럼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부드러운 봄바람만 불어오고 있었다.

선운사 입구의 개울
선운사 천왕문
이제 곧 부처님 오신날이라 저렇게 연등이 달려 있다.

선운사 대웅전과 배롱나무

대웅전의 측면 모습

선운사의 계단과 축대

선운사 경내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