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 잘 지내고 있지?
거긴 너에게 낯설고 물설은 곳이라 견뎌야 할 일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그래왔듯 척척 잘 해 나가리라 믿는다. 예전에 너에게 주기로 한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다른 사람의 차지(OO)가 되어버린 듯하다.
이 책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르고 고른 책이다. 책상 위에 두었다가 언젠가 네 처지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 때 읽어도 좋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견디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아직은 네가 이해하기엔 실감나지 않는 말이겠지?) 간난신고를 겪고도 그 끝엔 아무 것도 없을지도 모르는 것이 우리 삶이 아닌가 한다.
언제나 나만 옳다고 믿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양심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교사라는 점은 네가 기억해 주기 바란다. 그게 아주 작은 차이였을지라도 말이다.
너의 건강과 즐거운 학교 생활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안녕.
- 느티나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