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이후로 영화를 세 번 봤다. 두 번은,


-이건 영웅담이 아니다. 내 삶을 바꾼 유쾌한 여행-


이라는 카피로 시작하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이것은 대담한 행동에 대해 부풀린 이야기도 아니며, 그저 냉소적인 이야기 따위도 아니다. 적어도 그런 짓을 말할 생각은 아니다. 그것은 일치된 열망과 비슷한 꿈을 갖고 한동안 나란히 달린 두 인생의 한 도막이다." - 에르네스토 게바라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중에서


   이 영화는 게바라가 끝임없이 자기의 '길'-물론 젊은 시절 그는 그 길의 의미를 분명하게 인식하지는 않았겠지만- 을 찾아 라틴 아메리카를 주유(走遊)하며, 여행의 끝자락에선 지금껏 아무도 건너지 못한 아마존'강'을 헤엄쳐 건너 나환자들의 곁으로 가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긴 여정의 끝무렵, 게바라는 "나는 더 이상 과거의 내가 아니다."라고 선언하게 된다.


* 이 영화는 도서실에 <체 게바라 평전>을 빌리러 온 학생이랑 게바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다음날 같이 보기로 약속하고 보았다.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으면서 영화에 대해, 라틴 아메리카에 대해, 지난 1년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학생들이랑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나는 참 행복한 선생이다.


   오늘은 도서실에서 DVD로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이란 영화를 보았다. 도서실도 빔 프로젝터가 있고, 스피커 시설도 괜찮은 편이라서 영화를 보는데 불편하지 않다. 앞으로는 아이들이랑 자주 영화를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영화도 예전에 극장에서 본 영화인데, 중간에 잠깐 졸아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다시 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지만, 줄거리가 금방 기억이 났고 결론을 알고 있으니 별로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물론 뻔한 스토리지만, 처음 보면 유쾌하고 따뜻한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영 글쓰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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