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선생
- 양정자
어린아이에서 사춘기로 고통스럽게 진입해 들어가는
번민 많은 아이들을 가득 싣고
슬픔의 캄캄한 터널 속을 빠져나와 달리는
성장의 급행열차가 잠시 멎는
시골의 쓸쓸한 간이역 같은 중학교
거기 몇십년씩이나 서서
손을 들어 달리는 그 기차를 멈추게 하고
멎은 기차를 또다시 출발시키는
해마다 늙어가는 기차역원 같은
돈도 명예도 없고
있었던 실력도 오랜 세월 쓰지 않아 녹이 다 슬어버린
허름한 중학교 선생
스치며 지나가는 아이들의 속력은 너무 빠르고 바빠
몇 년 지나면 마침내
아무도 찾지 않고 잊혀지는 중학교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