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 안녕하셨습니까?
지난번에 보내드린 5월의 편지 이후로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동안 가정도 평안하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내셨는지요? 위쪽 지방은 연일 폭염이라더니 우리 동네는 요 며칠 내내 선선했고 최근에는 비까지 왔습니다. 아무래도 더운 것보다는 분위기가 차분해지기 때문에 공부하기에는 조금 더 나은 날씨입니다. 지난 5월 말에 저희 반에 아픈 학생들이 여럿이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다 회복해서 지금은 학생들 모두 특별하게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은 중요한 기말고사(7월 4일~9일(4일간))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 학생들은 마음이 졸아들고 긴장감과 불안감이 높아져서 공부에만 집중하기가 오히려 힘든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곧 시험이니 어쩔 수 없이 책은 들여다봐야 하는데 보면 볼수록 준비해야 할 건 많아지는 게 시험 준비인가 봅니다. 이번 기말고사는 대학의 수시접수(주로 9월 초에 접수를 받습니다.)에 반영되는 마지막 학교 시험입니다. 아울러 시험의 수시 반영비율도 꽤 높은 편입니다. 그러니 너무도 당연한 말씀이지만, 부모님께서도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5월 이후에 저희 반에 자잘한 사건 사고가 많았습니다. 5월의 여러 많은 행사들이 끝날 때쯤에 저는 우리 반이 앞으로는 좀 안정된 상태가 되기를, 그래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혈기는 넘치고, 생각은 아직 덜 여문 마흔 명의 남학생들이 하루에 열 몇 시간씩을 살고 있는 좁은 교실이니 제가 학부모님들께 일일이 말씀드리기에도 구차한 여러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문제가 터지고 나서 불려 와 앉아 있는 학생들에게 무엇이 잘못인지를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니,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하는 제 얘기가 학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제 이 친구들을 만난 지 넉 달! 아직은 함께 한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는 어떻게 하면 우리 반 몇몇 학생들의 메마른 마음에 물꼬를 터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녀석들을 놓치는 일 없이 끝까지 함께 가도록 애쓰겠습니다.
지난달에는 학교에 결핵환자가 생겨서 전교생이 결핵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모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6월 초에 모의수능 시험을 쳤고 시험 결과도 나왔습니다. 조금씩 진보한 학생들도 있고, 제자리걸음인 학생들도 있고, 오히려 뒤로 밀려난 학생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조금씩은 기쁨과 좌절을 안겨준 시험이었지만, 이제는 그 결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넉 달! 결과를 확 바꾸기는 남은 시간이 부족한 듯 보이지만, 먼 훗날 학창시절을 돌이켜보았을 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자기 열정을 다 쏟아 부어야 할 때라고 집에서도 말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결과를 미리 예상하지 말고, 그저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이제 7월은 앞에서 말씀드린 1학기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11일에는 7월 모의고사가 있습니다. 이후 여름방학은 7월 20일(금)부터 8월 19일(일)까지입니다. 여름 방학 중 보충수업은 7월 23일(월)부터 8월 14일(화)까지, 하루 5시간씩 20일간(토요일 포함)합니다. 방학 중 하루 일과는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보충수업을 하고, 오후 2시까지 점심시간, 이후 5시까지 교실에서 자율학습을 합니다. 5시 이후에는 자율독서실을 개방해서 추가로 자율학습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더 공부할 수 있습니다. 대학 수시모집 기간은 사관학교의 경우 이미 진행 중이고, 빠른 곳은 8월 중순이후부터 대부분의 대학은 9월 초입니다. 그 전에 다시 학부모님들께 안내를 드리겠습니다. 방학 중에 꼭 학부모님 상담기간을 설정해서 필요하신 부모님들께서는 방문하시거나 통화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3-4반 담임교사 OOO(010-OOOO-OOOO)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