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4천원 인생>을 읽고 난 모임은 어땠나? 모의고사를 친 날에도 모임을 하겠다니 너희들은 정말 대단한 녀석들인 거 같아. 나로서는 저번 모임이 너희들의 열정이 헛되지 않은 모임으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너희들에게는 <4천원 인생>에 소개된 사람들의 삶은 무척 힘들고 고단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겠지? 그래서, 당연히 이 이야기가 미래의 내 이야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들(?) 중 누군가는 이런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도 있지 않겠나? 누구나 창창한 미래를 꿈꾸지만 모두가 창창한 삶을 살 수는 없다는 거……. 아프게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나만 아니면 된다, 가 아니라, 그들-우리들이기도 하다니까-의 삶을 내 문제로 여기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거듭 말하지만 미래는 누구도 모르는 것!). 당연히, 종업원(피고용인)의 입장만이 아니라, ‘사장’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자는 얘기도 존중해야 할 것이고. 우린 종업원도 될 수 있고 사장도 될 수 있으니까 그 양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잖아? 아, 노동 이야기 뒤에 자연스럽게 대학등록금 문제와 청소년 아르바이트까지! 이어진 이야기도 좋았다. 내 바람은 세월이 꽤 흘러서 너희들이 이런 노동 일기를 쓸 때쯤에는 <울면서 읽었다>는 카피가 붙지 않았으면 한다는 거다.

 

   잔소리가 길었다. 이제 이번에 읽을 책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인터넷에 올라온 책 소개는 “현대 인도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비참한 삶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이루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자무식 가난한 하층민이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을 손에 넣게 된 '행운'을 그린 소설이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구성의 휴먼 드라마이다.” 라고 소개되어 있네. 하지만 난 좀 다른 각도로 너희들에게 이 소설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을 ‘과연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고, 무엇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지식인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활동할 과제도 이 책의 주인공처럼 자신의 삶과 관련된 퀴즈를 내 보는 거다. 먼저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단어를 5개 정도를 떠올린다. 그리고 이 단어를 맞힐 수 있도록 문제를 만든다. 그리고 이 문제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나중에 이 단어와 연관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해 보는 거지.

 

   예를 들면, 먼저 떠오른 단어는 “안나푸르나” 그리고 이 단어로 만든 질문은 “네팔의 히말라야 중부에 줄지어선 고봉(高峰). 길이가 무려 55km에 달하고, 높이가 8,091m로 전 세계 8,000m이상의 고산을 의미하는 14좌의 하나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산의 이름은?” 이다.

 

   이 단어와 나의 삶과의 관련성은, “지금껏 나는 제법 여행을 많이 다닌 편이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왔다. 짧게는 하루 만에 다녀온 여행도 있고, 길게는 이십일도 넘게 떠난 여행도 있었다. 그 어느 여행이든지 여행은 항상 내 마음에 작은 파문을 남기고 오래도록 작은 흔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이번 겨울에 다녀온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로 트레킹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히말라야의 설산(雪山)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앞으로도 계속 나를 부를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하 생략)” 이렇게 쓰면 된단다. 멋진 퀴즈쇼를 기대하고 있을게. 다음 주 목요일에 보자!(퀴즈쇼 당첨자를 위해 간단한 먹거리 선물을 준비해 오면 재미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영화가 궁금하다면 영화를 구해서 봐도 좋다. 워낙 원작의 구성이 탄탄한 것도 있지만, 인도 영화-발리우드라고 한다지?-특유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 덕분에 무척 재미있을 거야.(물론 영화 보고나면 소설이 훨씬 좋다고 말하겠지만…….)

 

   아, 맞다. 책을 읽고 간단한 소감문 정도와 50자 평은 기본으로 해 오는 거, 알고 있지?

 

2011년 6월 9일 토요일 학교에서, 느티나무 쓰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06-14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6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5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6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