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삼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 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 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 마당에 심고 싶던
느끼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의 내 전(全) 설움이요, 전 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 낼런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도 몰라, 그것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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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0-15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수청... 감나무... 노을...

느티나무 2004-10-15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수청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 기다리는 그 감나무 밑 말이지요? 아마도 그 감나무 아래에서 해가 지는 걸 물끄러미 바라봤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