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책읽기가 부진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훗날 그 이유를 잊을까봐 변명 겸 해서 몇 자 적어 본다면, 지난 3월부터 운동을 새로 시작한 게 가장 컸던 것 같다. 또 학교에서는 도저히 책을 읽을 수 없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올해 읽은 책을 꼽아보니 다음과 같다.(기준은 내가 알라딘에 가끔 올렸던 2011년 O월에 읽은 책,이라는 페이퍼이다.) 1월에 10권, 2~3월에 4권, 4월엔 4권, 5월엔 8권,  6월엔 12권, 7월엔 1권, 8~9월엔 8권, 10~12월엔 8권. 모두 합치니 겨우 55권이다.

 

   한 때는 해마다 거의 100권을 읽던 적도 있었는데, 펀드가 반토막 나는 것만 걱정할 게 아니라, 내 독서력이 절반으로 꺾이는 것도 함께 걱정해야 했던 것이다. 원래부터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나? 아무튼 나이 마흔에 벌써 이렇게 책읽기 능력이 쪼그라들면 앞으로 제대로 된 교사로 살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니, 독서는 취미이자 필수라고 할 수 있겠다.

 

   2011년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최고의 책을 꼽는다면,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와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이다. 러시아의 스탈린 체제를 풍자한 소설 <동물동장>의 작가로만 알았던 조지 오웰의 진정한 면모를 보게 해 준 나는 왜 쓰는가, 를 읽고 그의 치열한 현실 인식을 존경하게 되었다. 이후 카탈로니아 찬가까지 따라 읽으며 신념을 실천하는 올곧은 한 사람을 알게 된 것 같아 무척 기뻤다.

 

   <닥치고 정치>는 논란이 많이 있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던 열망을 새롭게 불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론가는, 골방에서 '가카 헌정 방송'이랍시고, 몇몇이 모여서 떠든다고 세상이 달라지냐고 비웃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 팟캐스트 나꼼수가 현실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하는 사람이야말로 외눈박이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도 나꼼수는 지난 초여름부터 일상이었고, <닥치고 정치>를 읽으며 회의적인 사람에서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희망적인 사람으로 바뀌었다. [아까 오후에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은 어떤 번호로 새해 덕담 문자가 왔는데 이렇다. "친구들 새해에 용처럼 승천하자^^ 행복하자고 빌지 말고 많이 만들자. 쫄지마, 씨바!"]이제, 씨바,는 전국민의 감탄사가 됐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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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08: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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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10: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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