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하다, 비가 내려 더 그런가? 이럴수록 마음은 더욱 따뜻하게 하고 다녀야 한다. 몸은 이곳저곳 다니느라 바쁘지만, 마음은 항상 고요하고 평화롭게!

   드디어 주문한 책 다섯 권이 도착해서 너희들의 손에 건네졌다. 이 다섯 권만 다 읽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 이후에는 간단한 마무리 활동만 남는다. 길게는 2년 동안 함께 했던 시간들을 정리해야 할 시간들이 다가오는 거지. 기쁜가? 아쉬운가? 51대 49로 어느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가? 책이 늦게 도착할 때마다 교무실을 기웃거리는 너희들의 모습이 예쁘다. 그런 학생들에게만 건네지는 이 책을 사느라 투자한 돈! 전혀, 아깝지 않다. 거듭 얘기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니 특혜(?)를 받는 만큼 너희들도 무엇인가를 여기에 내놓아야 한다. 그게 무엇이냐? 바로 너희들의 노력과 열정이다. 이번 모임은 11월 22일, 9교시부터 한다. 그 때까지 열심히 책 읽고 정성껏 준비해 오시라.

   그럼 먼저 생활나누기 시간에는 무엇을 할까? 저번 모임에 보니까 한 사람당 생활나누기 시간이 점점 길어지더라. 모두 할 얘기가 없다더니만 정작 얘기를 시작하면 술술! 우리가 처음 모임을 하던 때를 떠올려 보면 어때? 생활나누기를 하자고 했을 때 보였던 너희들의 그 황당한 표정이라니? 요즘 생활나누기 시간에 발표하는 모습을 스스로 돌아봐도 일취월장한 거 아닌가?(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물론 우리가 그 때보단 조금 더 친밀한 사이가 되었기에 나아진 점도 있겠지만, 꽤 오랜 연습을 통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생활나누기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고 진지하게 접근하자. (결론은 특별한 주제 없이 생활나누기를 한다는 거다!)

   다음은 이번에 읽을 신갈나무 투쟁기에 대해서 말해 보자. 내가 한 7~8년 전에 이 책을 읽고, 학생들에게 권하려고 도서관에다 책을 들여오려고 때 제목 때문에 약간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사려던 수백 권의 책 중에 ‘투쟁’, ‘혁명’ 이런 제목의 책이 몇 권 있었는데, 어떤 분은 이런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거야! 결국 어찌어찌해서 사긴 샀지만, 영 마땅치 않게 생각하긴 마찬가지더군.

   제목이 ‘투쟁기’라고 해서 뭔가 무서운 내용이 담겨 있을 거 같지? 근데 이 책을 쓴 사람의 생각에 따르면, ‘나무에게도 치열한 삶이 있’고, 나무의 삶 어느 것 하나도 거저 되는 법이 없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이런 제목을 달았다고 하더군. 보통 사람은 잘 몰랐던 우리 숲의 주인인 신갈나무의 치열한 생존기록인 셈인데 읽으면서 자기 삶을 되돌아 볼 기회가 될 거야. 첫 번째 숙제로 신갈나무의 삶과 내 생활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나,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파악해 오기(신갈나무의 일생을 읽은 후 배울 점을 찾기). 두 번째로는 좀 단순한 건데 이 책의 18쪽을 보고 똑같이 그림 그려오기. 아마 이걸 해 보면 산에서 흔하게 보는 참나무를 종류별로 구별할 수 있을 거야. (인터넷으로 참나무 6종류의 이미지를 검색해서 참고하시라.) 눈으로 보는 것과 손으로 익히는 건 전혀 다르거든. 그러니 성의껏 그려오렴. 사실, 여름에 이 책을 읽었으면 해도 제법 길 테니 바로 금정산으로 갔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겨울이라 해가 짧으니 다음을 기약해 볼 밖에……

잔소리1. 어떤 모임에서 풍성한 무엇인가를 얻어가려면 각자가 내놓는 내용이 풍성해야 하는 거 알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다고 느낀다면 자기가 친구들에게 내놓은 내용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너는 이번 모임에 무엇을 내놓았니?

잔소리2. 지금껏 활동했던 자료 정리는 잘 되고 있는 건가? 너희들을 위해 중간중간에 자료 검사를 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그냥 끝까지 참기로 했다. 지금껏 많이 미룬 사람? 얼른 시작해 보시라. 그럼, 다음 주 화요일에 만나자!

- 느티나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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