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시 논어 모임이 있는 날이다. 모두 일찍 모여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시작하기로 했다. 평소에는 김밥으로 저녁을 때우지만 최근들어 나는 김밥에 좀 질렸다. 그래서 선생님들과 함께 중국집으로 갔다. 제법 잘 한다는 중국집이었는데 난 언제나 자장면만 먹는다. 오늘은 여러 선생님들이 계시니 탕수육도 추가해서 먹었다. 그리고는 10분 거리에 있는 구민운동장으로 가벼운 산책!

   우리 학교 도서실에 와서 제 8장 태백편을 강독했다. 5명이 돌아가면서 읽고 뜻을 해석해 보면 선생님이 정확한 뜻풀이를 한 번 더 정리해 준다. 그러면 주변에서 생각나는 일화들을 끌고 와서 같이 생각해 보는 경우가 제법 많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논어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오늘은 분량이 좀 적어서 8장을 한꺼번에 다 읽었다. 이것으로 방학 중 논어모임을 마무리 했다. 이제 개학하면 다시 모이기로 했다.

   모임이 끝나자 집에 갈까 하다가 전부 마음이 동했던지 금정산성 동문에 올랐다. 차를 타고 산성 입구까지 가서 100m 정도만 걸으면 올라가는 산성이지만 산성의 공기는 역시 달랐다. 구름이 잔뜩 끼였으나 드문드문 별도 보이고, 모인 선생님들은 귀신 이야기를 서로 해 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서둘러 내려왔다.

   생각할수록 논어모임은 잘 시작한 것 같다. 짧은 순간이지만 세상 밖을 걸어나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조금은 알 수 있을 것도 같고, 아직은 알쏭달쏭하기도 한 무엇!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것을 주저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일상적인 대화는 흘러넘쳐도 정작 돌아서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논어모임에서는 짧게 짧게지만 자기가 세상을 보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생각의 충돌이 일어나고 자신의 생각을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내가 조금 더 큰 나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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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4 0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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