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구성하는 요소들
깊이 생각하지 마시고 작성해 보세요.

 

1. 내 얼굴은


   한 마디 듣는 얼굴이다. 보통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 인상 좋으시네요라는 말씀. ^^ 스스로는 어릴 때부터 정말 못 생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쩌다 '잘 생겼다'는 소리를 들으면 나를 욕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렇다고 내 얼굴이 남다른 건 아니고, 지극히 평범할 뿐이다. 요즘에 얼굴과 관련해서 많이 듣는 말은 '선생님 같이 생기셨네요'다. ^^; 아무튼 내 얼굴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나한테는 젤 좋은 것 같다.

 

2. 내 신분은


   교사다. 그리고 노동자다.(사실, 아이들이 가끔 '샘은 노동잔'가요라고 질문할 때도 있는데 내 스스로 자신있게 답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면 교무실에 내려와서 후회한다.) 내 의식이 나의 존재를 배반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진 교사다.

 

3. 내 성격은


   나도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무지 평범할 때도 있고, 좀 특이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나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아주 친절하려고 애쓰는 사람이다.(낯선 타인에게 베푸는 친절이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든다고 믿는다.)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좀 냉정한 편이다.(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야 하기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무엇을 하는 것은 싫다. 아마, 가식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나는 규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래서 주차장에 주차하려고 애쓰고, 무단횡단은 잘 하지 않고, 쓰레기는 거리에 절대로 버리지 않는 편이다.) 특히, 남이 보고 있지 않을 때는 내 스스로의 검열이 엄격해 지는 것 같다. (이건 사소한 규칙의 경우에만 그렇다는 것이다.)

   어디에서든 아주 단순한 일도 창의적으로 시도해 보려고 애를 쓴다.(단순, 사소한 공문도 조사 하나라도 바꿔쓰려고 시도한다. 결과는 신통치 않지만...)

   사람들과 함께 있는 때 가끔 외로움을 느낀다. 그러나 곧 사람들이 없으면 허전하다. 내가 아주 소심하거나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단순히 외모만 보거나 나와 아주 형식적 관계만 맺고 있는 사람들은 나를 잘 모르니까 '마음이 여리다'고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알듯 말듯한 '철옹성'을 쌓아놓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속이 무척 단단한 사람이라는 말과 혼자 있어도 전혀 심심하지 않겠다고(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준다나..ㅋㅋ)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사실 그 두 사람 다 틀렸다.

   나는 나름대로 정의감도 있고 어떤 사소한 문제가 있을 때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면 꼭 해결해야 한다.(물론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도...예를 들면, 지하철에 오물이 버려져 있으면 내가 내릴 때 역무원에게 꼭 신고해서 다른 사람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할 때 내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상황이 개선되었을 때 부끄럽다.

   외모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외모가 내 자신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낡은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이다.(그 시간에 집에 가서 책을 보려고 마음 먹는다. 그러나 정작 책은 안 보아진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본질과 이미지를 나누고, 그것을 진짜로 거짓으로 가르려고 하는 모더니즘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덧붙여서, 최근에 특이하다는 말을 들었던 사건으로는 손전화를 한 달 반 전에 잃어버리고도 찾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 일. (전화기를 주운 사람이 먼저 연락처를 남겨 놓았지만, 나는 그냥 전화 없이 사는 게 더 편해서 한 달 보름을 편하게 지냈다. 그리고 나서 욕 많이 먹었다.)

 

4. 내가 싫어하는 것은

학교에서의 불합리한 관행. 권위주의. 학생들의 의욕 상실. 폭력. 뻔뻔한 거짓말. 약삭빠름

벌레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나(예를 들면 지갑을 자주 잃어버린다. 음, 생각해 보니 싫은 정도는 아니고 가끔씩 한심하다고 느끼는 정도인 것 같다.)

 

5. 내가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건 무수히 많다.

   일요일의 늦잠. 좋은 친구들과의 여행. 책읽기. 수업시간의 질문과 답.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아이들의 웃음소리. 자연. 조금씩 나아지는 세상. 아침에 듣는 새소리. 촉감 좋은 이불. 등산. 도서실.(셀 수 없을 만큼 많다.)

 

6. 나를 가장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은

   이것 역시도 무수히 많다. 대체로 사람들의 몰염치, 아부, 뻔뻔함은 질색이고,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볼 때 대부분 기분이 나쁘다. 스스로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도! 지나간 일에 연연해 하면서 제 할 일을 못하는 것.

 

7.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사랑하는 직장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친구, 내가 사랑해서 산 책도 있다.

 

8.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변하는 것.(나는 한결 같은 사람이고 싶다. 어떤 선생님께서 OOO! 10년후에도 이렇게 살고 있는지 두고 봅시다라고 하셨다. 이제 5년이 지났다. 그러나 5년 후에도 별로 변해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아이들과 교감이 안 되는 학교 상황.

 

9.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은

어떤 관계로든 여러 사람을 잃은 것.

 

10. 나를 가장 괴롭히는 일은

이상한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

 

11.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어릴 때부터 계속 살아왔던 곳. 남들은 촌동네라고 놀리지만 나는 이상하게 정이 가는 동네. 우리 동네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 걸어서 다녔고, 직장도 모두 근처에서 다니고 있다. 어릴 때 골목골목을 뛰어다니며 즐겁게 놀았던 정든 곳.

 

12. 나의 가족은

   평범하다. 그냥 보통사람들.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헌신적이시고, 동생들도 아주 평범한 듯.(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계속 평탄하게 살 수 있었으나 너무 순진하고 귀가 얇으신 아버지(그러나 우리 가족들의 말이라면 거의 무시하신다.)의 사업 실패로 한 3년 정도는 부모님과 헤어져 살아야 했던 적이 있었다.

 

13. 내 친구는

   하나 같이 재주가 많은, 헌신적인, 바르게 살고 있는 녀석들이다. 주변의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는 보석 같은 사람들이다. 아직도 아름다운 꿈을 꾸는 내 친구들!

 

14. 우리 가정 환경은

   어릴 때는 할머니께서 키우신 기억이 난다. 부모님들께서는 자식을 믿고 내버려두는 스타일이시다.(각자 알아서 행동함) 좀 무뚝뚝한 편이신 부모님과 그 부모님을 닮은 나와 내 동생. 중간의 여동생은 결혼을 해서 지금 공주에 살고 있다.

 

14. 나의 장래 희망은

   장래 희망은 아니더라도 꼭 해 보고 싶은 일은 축구심판, 문화유산 안내자, 출판사 교정 보는 일 등이다. 나중에 퇴직을 하게 되면 지역 청소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책방을 차리는 게 희망이라면 희망일까? 퇴직하기 전까지는 아이들과 즐겁게 학교 생활하면서 지내는 것. 가끔씩은 아예 대안 학교를 하나 차릴 수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16. 나의 친구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잘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그래도 '믿음이 가는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짐작은 해 본다.

 

17. 나의 형제는 나를

참, 특이하네라고 생각한다.

 

18. 우리집에서는 나를

빨리 결혼시켜서 애를 낳아야 한다고 압박한다.

 

19. 성공하려면 나는 지금

아이들과 더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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