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동아리 모임이 무척 빨리 돌아오는 것 같다.(게으른 탓일까?) 지난 번에 음악실에 모여서 감동적인 이야기 나누기를 했던 것도 아직 생생하고, 멋진 선생님을 모시고 귀한 말씀을 들었던 초청강연의 여운도 아직 가시지 않았거든. 그런데 벌써 다음 모임을 위한 숙제종이가 한참 늦었으니 말이다. 얼른 써서 오늘(금) 전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긴 요즘 좀 동아리 활동과 관련해서 신경 쓰이는 일이 두 가지가 있긴 했다. 먼저, 부산의 여러 선생님들이 보시는 작은 책자에 우리 동아리 활동을 소개하는 글을 좀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글을 쓴 적이 있다. 평소 우리 동아리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짧게 이야기했고, 작년에 있었던 여름캠프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선생님들을 위한 홍보용 소책자지만, 우리 동아리 내용이 들어가 있는 책자라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

   두 번째는 동아리 예산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손을 벌리고 있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교육청에서 지원해 준 예산 100만원이 바닥이 나서 발을 동동거리면서 궁리를 하고 있다. 이런 궁상맞은 모습을 본 샘들 덕분에 해결이 될 것 같기도 한데, 어쩌면 편법(?)을 동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내년 2월까지 우리 동아리는 계속되어야 하니까!

   이 책이 잘 안 읽힌다는 얘기를 제법 많이 들었다. 오늘이 금요일이니까 이제는 책읽기에 진척이 좀 있으려나? 이 정도 수준이면 고등학생에게도 별로 어려운 책은 아닌 듯 싶은데, 혹시 읽기가 어려웠다면 지금까지 우리의 책읽기가 너무 얄팍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우린 너무 달달하면서도 말랑한 것만 찾은 ‘어린이’가 아닐까?

   이 책에서 말하는 ‘청춘’은 아마 20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듯하지만, 적어도 우리 동아리 친구들은 대학 1학년 정도 수준의 ‘독서능력’이 있으니, 이 책에서 유시민 씨가 소개하는 책도 차근차근 찾아서 읽어도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그러니까 이 책이 하나의 포털 사이트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번 주 9교시에는 무엇을 할까? 갑자기 찾아 온 가을. 어떻게 보내려고 하시나? 그냥 세월이 가든 말든 무심하고 살고 말까? 그래도 되지만, 노을이 붉으면 붉은 대로, 달이 밝으면 밝은 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하늘은 하늘 대로…… 다 제 모습의 아름다움이 있는 거겠지! 그러니까 내가 느낀 가을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해 오렴!

   그럼 이제는 숙제 이야기를 해 볼까? 이번 숙제도 무척 평범한 거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 중에서 가장 읽어 보고 싶은 책은 무엇이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써 보렴. 피상적으로 생각하면 별다른 이유가 있을까 싶다만,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 (막연히 ‘그냥’이라는 이유 말고 사람이 어떤 대상에 흥미와 관심을 보일 때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거겠지!) 그러니까 너희들의 마음을 가만히 끌어당기고 있는 책을 고르고,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서 왜 그 책의 ‘나’를 끌어당기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풀어보렴.

   두 번째는 ‘고딩의 독서’를 완성해 보는 거야. 이런 스타일의 책을 읽어봤으니 우리도 이와 비슷한 글을 쓸 수도 있을 거다. 내용도 별로 어렵지 않은 것이고. 일단, 논리학 수업시간에 하고 있는 자기소개서 자료를 참고하면 좋겠지.(거기도 비슷한 질문이 나와 있으니 그 자료를 그대로 옮겨와서 소개해도 좋다.) 책 소개도 잠깐 하고, 그 책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까지 소개하려면 적어도 1,000자 정도는 되어야겠지?

   사실, 네가 지금껏 읽어온 책이 바로 지금의 ‘너’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읽어온 모든 책들이 현재의 네 생각을 만드는데 어떻게든 영향을 미쳤을 테고, 그런 네 생각의 결정에 따라 네가 행동하는 것일 테니 어떤 책을 골라 읽는 것이야 말로 참으로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책 이야기로 풍성한 가을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느티나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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