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방학하기 전 1/2학년 학생들에게 나눠준 성장소설 목록집입니다. 원래 원본은 오래 전에 PC통신에서 구한 송승훈선생님의 자료인데요, 도서 목록은 제 나름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앞의 서문은 아이들에게 좋은 읽을 거리가 될 것 같아서(사실은, 서문 쓸 능력이 안 되어서 ^^; 그냥 두었구요.) 나름대로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골랐는데, 이 목록은 중/고등학교 학생들 중에서 책읽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그래도 지겹지 않게 읽으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뭐, 제가 만든 것도 아닌데, 생색만 내고 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광동종고/ 송승훈선생님
사람은 처음 아가로 태어납니다. 혼자서는 살아가지 못하기에 큰 사람들이 보살펴주어서 살아갑니다. 아가는 자기 욕심만 있습니다. 제 몸만 챙기고 제 몸만 생각하지요. 그 이상 힘이 없습니다.
그러다 조금 있으면 어린이가 됩니다. 철없이 뛰어놀기 바쁘지요. 그렇게 놀면서 어린이들은 남과 제 욕구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여러 사람 속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여럿이 함께 있을 때 즐거움이 더해진다는 것도 알게 되고, 여럿이 힘을 모으면 혼자서는 엄두도 못내는 일도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더 크면 겉보기에 대충 어른처럼 생긴 청소년이 됩니다.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커지고, ‘나’에 대한 생각과 ‘남’에 대한 생각이 깊어집니다. 비로소 ‘세상’이 눈에 들어오고, 그러기에 여러 고민이 생겨납니다. 자기 자신 또한 모순이 느껴지기에 갈등이 많습니다. 이 시기를 통과하면 어른이 되는데, 이때 자신에게 쌓이는 불만을 어떻게 푸는지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 사람이 달라집니다.
여기에 소개하는 책들은 주로 청소년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철없이 뛰어놀던 시기를 지나, 비로소 자기 삶과 자기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바깥에는 장사꾼들이 만들어낸 ‘성과 폭력’의 문화가 떵떵거립니다. ‘재미’에서만은 이 상업 문화를 당해낼 상대가 없습니다. 재미 그 자체를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재미만 쫓고 다른 것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더 큰 불행을 예비하는 일이 됩니다. 현실에는 많은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행복하게 살고자 때로 재미를 참아야 합니다.”
상업적 책이 마취제라면, 진정한 책은 의사의 손입니다. 진통제는 아픔을 잊게 하지만, 아픔을 낫게 하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심각한 병을 알지 못하게 해서 일을 더 크게 만들기도 합니다. 의사의 손은 상처를 째서 썩은 고름을 뽑기에, 때로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은 상처를 낫게 하는 고통이기에 희망이 있습니다.
긴 여름, 책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인생과 현실에 참되게 눈뜨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세요
아래에 있는 소설 가운데, 서너 권을 고른 다음, 서점에 가서 살펴보기 바랍니다. 여러 책 가운데 한두 권은 사서 읽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사는 일은 공부하는 사람이 익혀야 하는 중요한 습관입니다. 살림살이가 빡빡하다고 해서 지금 투자할 곳에 투자를 게을리하면, 영영 그런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모름지기 학생이라면 책 사는 데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개인이 발전하고 공동체가 행복해집니다.
현기영, 지상에 숟가락 하나, 실천문학사 ②
박상률, 봄바람, 사계절출판사 ♥
양귀자, 희망, 살림 ① ☺ ♥
이순원, 19세, 세계사 ① ☺
채지민, 내 안의 자유, 사계절출판사 ②
공지영, 봉순이 언니, 푸른숲 ①
김한수, 봄비 내리는 날, 창작과비평사 ② ☺ ♥
최시한,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문학과지성사 ③
안도현, 연어, 문학동네 ①
김별아,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답게 ②
이산하, 양철북, 시공사 ① ☺ ♥
신경숙, 외딴방, 문학동네 ②
조영래, 전태일 평전, 돌베개 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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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 기호 |
읽기 편한 책 : ☺ 감동이 있는 책 : ♥
생각이 필요한 책 :
난이도 : ①②③ (숫자가 높을수록 어려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