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수업
역시나 보충수업. 이게 참 미묘하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있었나? 안 하는 사람보다 나보다 더 많이 하는 사람을 보면서 좋게 생각하기로…… 아무튼 하루에 두 시간씩!(준비하는 거야 하루에 수업을 두 시간을 하나 네 시간을 하나 똑같지만, 그래도 왠지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두 시간을 하니까 수업시간에도 훨씬 집중력이 생겨서 좋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서 수업했는데, 3학년 애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잘 모르겠다.
이번 보충수업 교재가 EBS 인터넷수능이라서 동영상을 쭉 봤다. 한 번도 강의동영상을 제대로 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보니까 학생들은 보면 좀 어렵겠다 싶었지만, 선생님들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도 수업을 좀 더 충실하게 준비해야겠다는 반성도 들었다. ‘수업시수가 너무 많아’, ‘학교 일도 얼마나 많은데’, ‘입시공부에만 매몰되는 거 아냐?’ 이런 푸념도 걱정도 다 맞고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일이지만, 어쨌든 내 몫은 다하면서 바꾸고 싶다.
아내는 7월 18일부터 8월 12일까지, 나는 8월 1일부터 19일까지 보충수업을 했는데, 정작 진복이는 8월 1일부터 5일까지가 방학이었다. (하필이면 둘 다 출근하는데 진복이는 딱 그 때가 어린이집 방학기간!) 그래서 달랑 세 명인 가족이 방학동안 다 같이 노는 날이 없어서 여행 한 번 못 같다.(방학하는 날부터 2박 3일간 제주도에 가긴 갔었네! 거긴 장모님을 모시고 다녀왔으니 빼고.) 아무리 보충이 많은 때라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아쉽다.
폐렴
진복이가 어린이집 방학 마지막 날(5일) 저녁부터 슬슬 감기 증세가 있어 병원에 갔더니 목감기라고 했다. 주말동안은 열이 오르고 기침이 잦아서 다시 병원에 갔더니 폐렴이라고 했다. 닝겔을 안 맞겠다고 펑펑 울다가 한 번 실패하고 겨우 주사를 맞고 나니까 훨씬 괜찮아졌다.
입원 없이 사흘 동안 통원하면서 닝겔을 맞고 조금씩 괜찮아지는데, 폐렴은 사나흘만에 다 나았으나 감기가 안 떨어져서 무척 고생을 했다. (지금도 여전히 감기로 고생 중!) 폐렴에 걸린 동안은 개학한 어린이집에도 보내지 않아서 보충수업을 마치고 난 오후에는 셋이서 밖으로 나갈 생각도 하지 않고 집안에서 뒹굴면서 보냈다.
나는 꼼수다
방학 동안의 나의 즐거움은 바로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듣기였다.(잘 모르시는 분들은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세요.) ‘가카 헌정방송’이라는 컨셉트로, 김어준, 정봉주, 주진우, 김용민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데, 처음엔 말도 잘 안 들리고 해서 뭐 이런 걸 듣는 사람이 있나, 이랬는데 들어보니까 재미가 있었다. 짧은 건 50분, 긴 건 100분 이상인 방송을 매일 한 편씩 ‘정주행’했다.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 들을수록 속이 시원한 게 더위에 청량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음…. 이 분위기를 무엇으로 말해야 할까? 한 마디로, 백문(百聞)이 불여일청(不如一聽)이다. 아무튼 우리 ‘가카’를 조금이라도 존경하는 분이라면, 꼼수를!
걷기
지난 방학 내내 밤마다 구민운동장을 걸었다. 적어도 한 번에 1시간씩, 일주일에 네다섯 번. 사실, 시작은 네 달 전부터(이 일기장 첫머리에 썼었다.)였고, 그 이후로 꾸준히 해 온 셈이다. 올해는 열대야도 적어서 밤늦게 나가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아주 상쾌하다. 아주 늦게 나간 날은 그 넓은 구민운동장에 나 밖에 없는 경우도 제법 있었다.
걷기 운동을 했더니 몸도 가벼워지고, 몸무게도 줄고, 기분도 좋고, 또 먹는 음식도 조절하게 되고……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이 많아졌다. 이러니 앞으로도 꾸준히 꼭 ‘걷기’를 해야겠다는 욕심이 든다.
* 2학기 시작이다.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무엇보다도 현실은 개학한 지 한 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마음은 방학이라 그런가 보다. 현실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 마음을 돌릴 수밖에!
* 2학기에도 좋은 일 가득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