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는 너무 오래 기다렸다.  1,2권의 초판이 나왔을 때 냉큼 읽어버렸으니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가 못해 어느 순간, 목이 빠져버린 건 아닌지...... 그리 기다리던 책이 나왔는데도, '어? 이제 책 나왔네?' 딱 이 정도의 감흥이었다. 

   사실, 한동안은 십자군 이야기의 부록에 실려 있는 도서 목록을 쪽 읽어나가기도 했고, 작가의 다른 책-한나라 이야기나 르네상스 미술이야기 등도 나올 때마다 후다닥 읽었다. 그러면서도, 늘 십자군 이야기는 언제쯤, 이런 미련을 떨칠 수 없었는데, 정작 책을 사면서도 눈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야기 3권을 펼쳤을 때 앞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읽었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한참 전개되는 과정이라 느낌을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작가 스스로도 이제부터는 '열정'과 '재능'보다는 '책임'과 '노력'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느낀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냥 막연한, 근거가 없는 느낌일 뿐이다.)

   2011년 7월의 책읽기는 딱 1권이다. 6월에 좀 몰아서 읽은 탓도 있지만. 7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들은 제법 시간이 걸리는 책이라서 8월로 넘긴 탓도 있다.(그랬는데 정작 8월에도 책은 거의 안 읽고 산다.그러니 8월 독서 목록에도 책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별일 없이 살아지더라.) 

   6,7월엔 알라딘 이벤트에 두 번 당첨됐다.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인문사회책으로 서재 꾸미기>, 뭐 이런 거랑 비슷한 거였는데 정확한 기억이 없다. 인문사회 책을 사면 자동으로 응모되는 이벤트였는데, 거기서 3등을 했다. 그래서 받은 책이 두꺼운 인문학, 사회과학책 10권이었다. 내가 읽기에 벅찬 책이 많아서 필요하신 선생님을 찾는 학내 쪽지를 돌렸더니, 신기하게도 중복되는 책 없이 신청하신 선생님들은 모두 책을 챙겨가셨다. (참 사람들의 관심사는 다양하기도 하지. 하긴, 안 그랬으면 사는 게 얼마나 똑같을까?) 

   최근에 당첨된 이벤트는 역시 알라딘에서 댓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거였는데, 대표 인문학, 사회과학 저자의 자필 사인이 담긴 책을 한 권 받았다. (50명) 당첨되었다는 연락은 오래 전에 받아서 어떤 분의 사인이 담긴 책을 받게 될까, 몹시 궁금했었는데, 어제 책을 받았다. 바로 이 책이다.

   또 요즘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내년에 새로 쓸 교과서를 만들어서 학교에 들고 와 검토, 채택을 해 달라고 새 교과서(국어과목군의 책, 예를 들면 문학, 독서, 화법과 작문 1,2, 문법 이런 책을 새 교육과정에 맞춰서 바뀐 교과서를 선택해야 한다.) 만든 것을 거의 모든 출판사에서 교사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교사들이 어떤 회사에서 만든 교과서를 선택하려면 미리 봐야 하니까 검토용으로 1부씩 보내주고 있다.)

   창비에서는 발빠르게, 내부 검토본을 미리 만들어서 일부 국어교사들에게 검토에 참여할 의향을 물었고, 내부 검토본을 보고 검토 의견을 내는 교사들에게 창비에서 발간한 책을 기념품(?)으로 준다고 했다. 교과서에 내 의견도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순진한 생각으로 내부 검토본을 읽어 보고 메일을 보냈더니 8월 초에 기념품을 보내왔다. 기념품으로 받은 책은 바로 이거다. 

   그런데 경품으로 받게 되는 이런 책들은 이상하게 집에 꽂히지 않는다. 어떤 책은 나의 관심권에서 살짝 벗어나 있기 때문에 내가 가져도 안 읽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내가 딱 좋아하는 책은 이미 우리집 서가에 꽂혀 있기 때문에, 이럴 때 그동안 고마운 사람들에게 책으로 빚잔치하는 하는 격이다. 이런 책만 받으면 왜 갑자기 고마운 사람이 그리 많이 떠오르는지......(평소에 좀더 착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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