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안녕! 며칠 전 스케이트 타고 후유증은 없었나? 예상대로 거기 모인 친구들, 스케이트 아주 잘 타던 걸. 난생 처음 스케이트를 탄다던 쌍둥이들도 어릴 때부터 탔던 인라인 덕분이겠지만 어느새 내 옆을 슝슝, 지나가더라. 앞으로 너희들의 인생길도 오늘의 스케이트처럼 내 앞길을 휙휙 지나가게 되겠지. 그건 그렇고, 오후에 잠깐 만났지만 학교 밖에서 보니까 좀 색다르고 기분이 좋던 걸. (자주 이런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난 번 모임은 여러 우여곡절 끝에 학교 회의실에서 모였었지. 생각해 보니 그날은 좀 놀라운 일이 많았다. ‘민주’의 깜짝 등장을 포함해서, 방학모임인데도 결국은 모두 다 모였다는 것부터가 놀라운 일이고, 모두 숙제를 열심히 해 왔다는 사실도 그렇고, 그게 바탕이 돼서 언제나처럼 진지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도 놀라고, 그런데 이야기가 다 끝나고 보니 겨우 2시간 30분밖에 안 지났다는 것도 생각해 보니 놀라울 따름이다.(근데 왜 학기 중에 모이면 왜 그렇게 시간이 부족한 거야?)

   그럼 본격적으로 다음 모임을 이야기해 볼까? 우선 맛보기 생활나누기-방학 계획 중간 점검 두 번째 시리즈. 우리는 네가 방학을 시작할 때 말했던 계획을 알고 있다. 이제 곧 개학을 앞두고 지난 방학을 되돌아보자. “에이, 또?”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통과의례는 정말 중요하다. 이 통과의례를 거쳐서 깨닫는 게 있다면, 그건 언제나 우리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내뱉은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는 자기가 항상 말할 때 멈칫멈칫 하겠지? 무슨 말이든 그러는 게 좋다. 고백하자면, 나는 단호하거나 확신하는 말은 어딘지 불편하거든. 

   그리고 방학 보충수업, 안 하니까 어때? 라는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오렴. 이번 방학은 어느새 익숙해져 있던 보충 수업이 없는 방학이었잖아? 실제로 보충 수업이 없는 방학을 지내고 보니, 보충 수업에 대해 더 할 말이 많을 수 있겠지? 그러니까 ‘나에게 보충수업이 없는 방학’이란, 을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답을 내 놓을 수 있는지 정리해 오시라.

   확신의 함정,은 어떻게 읽었나? 표지만 보고, 또는, 제목만 읽고, 음, 어렵겠다, 재미없을 거 같은데, 어떻게 읽지, 이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작 읽어보니 어때? 첫 편만 읽고 나면, 어, 생각과는 다르네, 하는 생각이 틀림없이 들었을 거 같다. (아닌가?)

   나는 이 책의 제목을 ‘확신’이라고 보고, ‘배신’이라고 읽었다. 확신과 배신은 일란성 쌍생아가 아닐까? 그러니 내가 ‘배신’의 함정에 깊이 빠지게 되는 것은 늘 내가 ‘확신’에 차 있는 순간일 때만 그렇다. 한 번의 ‘배신’은 내 가슴을 아프게 할 뿐이지만, ‘배신’으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두 번의 배신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부터의 삶은 슬픈 게 아닐까?

   확신과 배신이 다른 사람에 대한 어떤 생각일 때는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확신이 어떤 일(사안)에 대한 판단이었을 때 배신이라고 한다면 이 판단의 틀이 무너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그럼 이런 것을 꼭 나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일테고…… 아무튼 이번에도 가슴 아픈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내 뒤통수가 얼얼할 정도로 세게 맞았던 ‘나의 배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나의 ‘확신’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더 심한 ‘배신감’의 상황을 잘 되짚어 보고 오너라.] 아직 어린 너희가 언제 그리 큰 배신을 당해서 써 올 이야기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만, 그런 시각이야 삶의 결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둔한 사람의 피상적인 판단일 뿐, 누구에게나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그런 씁쓸한 사연 몇 개는 벌써 너희들의 가슴 한 구석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살아갈지도 모르지.

   두 번째는 이 책에 소개된 사건 중에서 우리끼리 가장 토론하고 싶은 사건은 무엇인지 자기 생각을 정리해 오기. 그리고, 실제로 토론을 하기 위해 세부 주제를 만든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도 같이 정리해 보자. 가장 지지를 많이 받은 주제는 실제 토론도 해 보구.

   숙제는 늦게 냈지만, 이 글을 보는 순간 의욕이 막 불타올라서 모두 열심히 해 주리라고 믿는다. 그럼 다음 주 수요일 3시에 모두 봤으면 좋겠다. 그 때까지 건강하고 즐겁게!!

8월 13일 토요일에도 보충수업에 허덕이는 느티나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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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3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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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3 23: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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