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낮은 것들의 아름다움

- 송인준

풀잎 구르는 이슬방울의
저 고개 들고 웃는 작은 패랭이꽃의
산골짜기 낮게 나는 방울새 두 마리의
아름다움을
나는 모르고 살았어.
내가 쓴 시보다
몇 곱절 아름다운
그것들을 나는 쓰지 못했어.
작고 낮은 것 속의 무한한 출렁임을
누구의 노래보다 황홀한
그것들의 뭉클함을 반짝임을
글썽임을 나는 보지 못했어.
물소리 바람소리 쫓아
작은 풀섶 사이로도
생생한 꿈틀거림이 있음을
느끼지 못했어.
나는 오로지 높고 큰 해와 별들만을
우러러보았고
오늘 아침 꺾인 꽃대웅에만
너무 집착했어.
지난 추운 밤에도 새들의 풀섶 아래
작은 알을 까서 품고
낮은 곳으로 내미는
어린 더운 손을 잊고 살았어.
작고 낮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 '작고 낮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나는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나의 주관적 판단은 믿을 수 없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