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를 채우면서
천양희
단추를 채워 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 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 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 산다는 것은 정말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와 같은 것일까? 단추를 채우는 것처럼 세상은 그렇게 채워지지 않는 것일까? 학교를 다니면서 정말 '바보'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야만과 몰상식과 싸우기가 이렇게 힘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