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토지는 전 16권으로 된 솔출판사 판본이다. 아마 1994년 토지 완간 기념으로 나온 판본일텐데, 나는 1995년 가을부터 시작해서 10개월에 걸쳐서 느릿느릿 한 권씩 구해서 읽었다. 나에게 토지는 남들보다는 한두 살 늦은 나이에 시작한 군대생활을 견디게 해 주는 힘이었다. 지금도 '토지'를 꺼내 읽던, 내무반의 여러 밤들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토지를 읽으며 군대생활을 했다.

   그런데, 어찌하다 보니 1,2,3권은 지금 어딘가로 사라져 버려서 집에 있는 것은 4권부터이다. 예전에 알라딘 중고장터가 없었을 때, 여러 중고서점에서 1,2,3권을 구하려고 애는 썼으나 전질을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렇게 세 권을 파는 경우가 없어서 지금껏 못 사고 있다가, 이번에 우연히 알라딘 중고장터를 돌아다니다가-생전 중고장터는 기웃거리지도 않던 내가 어쩌다가 들어가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세 권을 샀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마 내일쯤 도착할 듯.]

 

 

 

 

 

 

 

 

   다른 의미로 이제야 비로소 삶의 어떤 매듭이 풀린 듯하다. 비록 다른 잡다한 일들로 번민해야 할 밤이지만, 오늘은 만사를 제쳐두고 자축해야 할 밤이다. 아름다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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