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수요일, 지난 번 모임하고 벌써 일주일이 훌쩍! 이번 동아리 책은 이미 나갔으니 재밌게 읽고 있을 거고……이제 이 숙제글만 받아들면 너희들은 한 동안 이 종이 잡고 끙끙대야 할지도 몰라. 어쩌면 이것저것 할 일도 많은데, 이 숙제가 겹쳐서 좀 짜증이 날지도 모르지. 그래도 이렇게 한 고비 한 고비 넘어가다가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어느새 우린 꽤 높은 곳에 올라와 있을 거야. 느리게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함께 가자.
지난 모임에 만들어진 깜짝 이벤트는 무척 감동적이었어. 기획하고 준비하면서부터 애써야 할 마음이 고스란히 읽혔으니까 더욱 그랬지. 이벤트야 지나가고 말 일이지만, 그것을 위해 애쓴 너희들의 마음은 누군가의 마음에 그대로 전해져서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거든. 이런 멋진 친구들에게 내가 보답하는 일은 이 동아리에 조금 더 애정을 쏟는 것이리라 믿고 노력해 보련다. (아마, 심한 잔소리로 표현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작년에 강조했던 걸 다시 한 번 떠올려 볼까? 먼저 듣기 얘기를 했었지. 듣기는 모든 훌륭한 대화의 시작이라고! 또 활동 자료를 정리하는 건 미루면 자료가 쌓이고, 쌓이면 이게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니까, 다시 미루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다. 모임이 끝난 다음날까지 틈을 내서 정리하는 게 즐겁게 동아리 활동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단다.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 이것도 자기 발전에 아주 큰 영향을 준단다. 이미 독서캠프나 시낭송대회, 활동 보고서 만드는 과정에서 몸으로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나를 위해 용기를 내서 도전해 보는 것, 그게 무엇이든, Why not?[잔소리를 여기까지!]
이번에 받은 책 ‘연을 쫓는 아이’ 어떻게 읽었나? 무척 흥미진진하지? 그리고 감동도 있고? 아, 성장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른이 된다는 것 무엇일까? 진정한 용기란 무엇일까?…… 놀라운 반전과 흥미로운 사건들을 따라가다 문득 이런 질문들을 던지는 ‘나’를 발견하지는 않았을까? 질문 하나하나를 곱씹어보면 쉬운 질문이 없을 것 같다만, 이 책을 읽은 우리는 정직하게 나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 것 같다. 1. 내가 ‘성장’했구나, 아니면 ‘어른이 되고 있구나, 하고 느낀 적이 있다면 언제 무엇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나? 구체적인 경험을 써 보자. 2. 아미르가 보여 준 ‘용기’처럼 누구에게도 보이기 싫은 상처가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정면으로 마주 볼 수 있는 용기를 내 보자.
<연을 쫓는 아이>는 유년시절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평생을 죄책감에 실렸던 한 소년이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속죄하는 과정을 통해 용서의 치유력을 보여주는 가슴 뭉클한 성장 소설이다. 소년 아미르로부터 시작된 하산의 비극은 아프가니스탄의 상처 많은 역사와 맞물리면서 점점 더 커지고 끝내 그의 아들 소랍에게까지 고통을 준다. 아미르는 또한 아무에게도(심지어 아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평생 동안 하산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상처는 감추고 외면할수록 점점 더 깊어져 큰 아픔을 주는 법이다. 상처를 아물게 하려면 그것을 꺼내 보이고 아픔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버지의 비밀과 하산의 소식에 망연자실하던 아미르는 소랍을 만나기 위해 카불로 떠나고, 하산에 대한 죄책감을 하산을 꼭 닮은 소랍을 통해 풀어낸다. 그렇게 아미르와 하산은 아미르와 소랍으로 이어지고, 상처 입은 영혼들은 서로를 향한 '용서'와 진심이 담긴 '이해'로 더디지만 조금씩 그 상처를 치유해나간다. 그래서 먹먹하게 이어지는 절망 끝에 피어나는 한 줄기 희망은 더욱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생활나누기 시간에는 일명 ‘게임셧다운제도’에 대한 찬반 토론을 해 보려고 한다. 저번에 예비조사를 해 보니 거의 반반이더라. 1시간 동안의 토론을 위해 셧다운제도의 내용을 확인해 보고 자신의 입장을 정한 다음, 토론 발표 내용을 정리해 오길 바란다. 아주 신나는 토론이 되었으면 좋겠어. 기대하고 있을게.
5월 중순, 나날이 더 좋은 날, 느티나무가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