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신 지음, 이욱연 편역, 도서출판 창, 1994

 

청년아 나를 딛고 나아가라

 

   생각컨대 생물계에서 종의 지속, 즉 생명의 연속은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왜 지속해야 하는가? 진화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진화의 과정에는 신진대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새로운 것은 기쁘고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장년이나 낡은 것도 역시 기쁘고,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곧 죽음으로 나아간다. 각자가 이 길을 걷는 것이 진화다.

   늙은 사람은 길을 비켜주면서 길을 재촉하고, 격려해 주며 나아가게 한다. 도중에 구멍이 있으면 자기가 죽어 그것을 메우면서 그들을 가게 해야 한다.

   청년들은 자기를 가게 하기 위해 구멍을 메워준 노인에게 감사해야 하며, 노인도 자기가 메운 구멍 위를 지나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청년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런 이치를 안다면 소년에서 장년으로, 노년으로, 죽음으로 기쁘고도 용감하게 나아갈 수 있다. 그 한걸음 한걸음이 조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인간의 창출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물계의 정도이다. 인류의 조상은 바로 이 길을 걸어왔다.

(1925)

-127~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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