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학교 선생님의 수업연구가 있었고, 평가회가 열렸다. 그 선생님께서 아마 어제부터 편안하게 주무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렇듯 고개를 넘으면 평원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수업연구가 끝나면 학교에서는 같은 교과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평가회를 겸한 뒷풀이를 할 수 있도록 비용이 나온다. 물론 수업연구 하느라 애쓴 선생님을 위한 위로를 겸해서이기도 하고. 은근슬쩍 여론을 조성해서 분위기가 좋은 양식집으로 정했다.
그런데 같이 가는 선생님들 중에 교장, 교감, 행정실장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특히 교장선생님께서는 같은 국어과시라...) 나는 그런 자리가 불편하다. 이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내가 가장 불편한 점은 항상 이야기가 일방적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내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없는 공간은 항상 나를 괴롭게 한다.
그러나 오늘은 참을 수 밖에 없는 날이다. 차를 타고 가면서 오면서 그 일방적으로 흐르는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답답했다. 식사 시간내내 듣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 긴장된 분위기가 흐른다.(나만 그렇게 느끼는가?ㅋㅋ) 한편으로 그런 분위기가 슬프기도 하다. 내가 보기엔 우리 교장선생님이 좀 유별나기시는 하지만 학교에서 동료(?)들과 이런 관계를 맺으면서 살게 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무튼 맛난 점심을 먹었는데 효과는 잘 안 나타날 것 같다. 점심을 먹고는 부지런히 수업을 하고 도서실에 게시할 5월의 시를 현정이에게 써 달라고 부탁도 했다. 도서실 화분을 밖에 내어 바람도 쐬고 물도 주고 그랬다. 또 며칠 전에 구한 강낭콩 씨도 화분에 심었다.
또 저녁에는 '아라한-장풍대작전'을 봤는데 반만 봤다. 너무 피곤했던지 나머지 시간은 거의 졸았다. 영화보면서 조는 이 버릇, 꼭 고쳐야 하는데 ^^; 집에 돌아와서는 하루가 후딱 지나가 버리는 것 같다. 내일 지각하지 않으려면 일찍 자기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놀면서 컴퓨터로 텔레비전 보고 있는데 [100분토론, 유시민(열린우리당), 유승민(한나라당), 노회찬(민주노동당)] 유시민 의원은 책을 많이 읽었다는 느낌이 들고 순발력이 강한 것이 장점인 것 같다. 그러나 약간 흥분하는 것이 단점으로 보인다. 노회찬 당선자는 역시 적절한 비유-특히, 불량식품 제조와 관련된 비유는 토론을 즐겁게 한다-와 진보적 이념정당의 이론가 답지 않은 소탈함이 장점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토론 과정에서의 카리스마와 전달력은 좀 떨이지는 것 같다.
이제 토론 끝나기 10분 전이다. 슬슬 잠자리에 들어가야 할 시간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