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든 일과가 끝났다.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생들은 8교시 수업이라고 해서 보충수업을 1시간 더 한다. 나는 3학년 수업을 하고 있으니, 이 8교시까지 해야 한다. 5시 20분에 수업이니 약간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오늘 저녁엔 별다른 일이 없다. 6시 10분에 수업이 끝나면 집에 가서 달리기를 하고 싶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면 다시 나오는 게 무엇보다도 귀찮다. 그래서 마음은 여러번 먹었지만, 실제로 집앞의 초등학교 운동장에 나간 적은 없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운동장으로 나가야겠다. 사실, 나는 서른 다섯이 되기 전까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로 목표를 정했다. (1년 정도는 연습해야 도전할 수 있을텐데... 나의 밑천이라고는 하프코스 1번 완주해 본 경험 밖에 없다.)

   즐거운 마음으로 8교시 수업을 하고, 집으로 가서 체육복을 챙겨 입고 운동장으로 달려가야지. 이제 슬슬 새로운 학년에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생각보다 3학년 아이들이 예쁘게 보인다. 수업도 처음에 너무 긴장했던 것도 풀리고, 점차 활발한 수업이 만들어지는 듯!

   신규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학급운영에 대한 강의 의뢰가 들어왔지만 내가 맡기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서 거절했다. 어제 극장에 보낸 제안서에 대한 답이 아직 안 왔다. 작년에 맡았던 학생의 학부모님께서 전화 상담을 해 오셨다. 학교 밖에서 점심을 먹었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심란했다. 틈날 때마다 수업 교재를 들여다 보고 있었으나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오늘 '나의 서재'에 가장 많은 분들이 방문하셨다. 서재에 즐겨찾기 등록 숫자도 늘어 기뻤다. 교무실이 할랑하다. 교무실에 계신 분들이 몇 분 되지 않아서 수업이 시작되면 교무실이 거의 텅텅 비어버린다. 수업시작 5분 전이다.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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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1 18: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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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1 2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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