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이미 한참 잠들어 있어야 할 시간이다.

   평소에는 이 시간 때 쯤에 잠들지만, 오늘은 여러가지 일이 겹쳐서 좀 피곤했던지 일찍 자려고 했다. 아니 일찍 잠들었다. 저녁 6시 약속은 취소되었고, 나는 학교 근처에서 칼국수로 저녁을 먹었다. 이렇게 눈이 오는 날, 시원한 칼국수 국물을 들이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축구 중계가 7시에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집에 돌아왔다.

   전반전이 끝나고부터는 나도 모르게 스스륵 잠들어 버려서 중계가 끝나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졸음 기운이 남아 있어서 내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요즘 읽고 있는 '칠레의 모든 기록'을 좀 읽다가 다시 잠이 쏟아져서 잠을 잤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 깨 보니 11시 30분. '어?, 이 시간에 전화 올 데가 없는데?'하며 전화를 안 받았다. 그러자 곧 이어 문자메세지 도착! 내 친구 장OO였다. 메세지 내용은 연락바람! 음, 이 시간에 이런 메세지는 '궂긴 소식'일 가능성이 많은데... 걱정하며 전화를 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모레 우리 학교 근처에서 모임을 하는데 오라는 것과 내 안부를 묻고, 봄방학 동안의 자기 근황-술먹고 계단에서 굴러서 치료받았다는 이야기-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자기는 피곤해서 퇴근해서 지금껏 자고 일어났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통화를 10분쯤 하고 나니 잠이 확 달아나 버렸다.

   이제 슬슬 다시 잠이 오기 시작한다. 빨리 컴퓨터 끄고 내 방의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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