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너희들의 '내 마음을 울린 노래'를 들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 모임하면서, 준비하지 않으면 마음은 더 떨리고, 모임에 온 모두에게 맛난 '성찬'을 차려 줄 수 없다는 사실, 그래서 같이 앉아 있는 사람들이 먹을 게 없어서 두리번거려야만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아프게 깨달았으면 한다. 내가 과한 책임을 지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모임은 누구도 억지로 떠맡긴 게 아니라는 사실, 너희들이 스스로 이 짐을 지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사실, 명심하시라. 어느 광고처럼, ‘조금 더’의 차이가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든다는 말은 사실일거야! 그러나 마음을 다잡아서 조금 더, 시간을 열정을 보내주렴.
이제 '우리'의 모임은 마지막인 것 같지? 어쨌든 다음 모임이면 새로운 회원들이 합류할 것이고, 그 때는 우리 모임이 아니라 ‘새로운’ 모임이 되는 것이니까. 우리끼리의 한적함이 좋기도 했지만, 새로운 에너지로 활기찬 모임이 꾸려지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본다. 새로 올 친구들이 너희들이 처음 동아리에 왔을 때 느낀 어색함 같은 게 얼른 가시도록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한 거 잘 알지? 동아리 회원이 확정되면 따로 임시 모임을 해서 같이 노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그 때 먼저 시작한 사람들답게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구!
그리고 동아리 활동 내용, 정리하라고 한 것은 기한(9월 18일) 내에 검사 맡아라. 자꾸 미뤄두면 자기가 활동한 것마저 결국 날아가고 만다. 정리를 제대로 하고 있었던 사람은 가볍게 파일에 꽂기만 하면 될 것이고, 미뤄둔 사람은 결국 정리하는데 시간과 품이 많이 들 거야. 그러고 보면 해야 할 일은 결국엔 해야만 한다는 것! 스스로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사람은 꼭 그렇지만은 않으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정리해서 차곡차곡 챙겨둬야 한다.
잔소리가 길었다. 이제 이번에 읽을 책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인터넷에 올라온 책 소개는 “현대 인도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비참한 삶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이루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자무식 가난한 하층민이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을 손에 넣게 된 '행운'을 그린 소설이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구성의 휴먼 드라마이다.” 라고 소개되어 있네. 하지만 난 좀 다른 각도로 너희들에게 이 소설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을 ‘과연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고, 무엇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지식인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활동할 과제도 이 책의 주인공처럼 자신의 삶과 관련된 퀴즈를 내 보는 거다. 먼저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단어를 5개 정도를 떠올린다. 그리고 이 단어를 맞힐 수 있도록 문제를 만든다. 그리고 이 문제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나중에 이 단어와 연관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해 보는 거지.
예를 들면, 먼저 떠오른 단어는 “안나푸르나” 그리고 이 단어로 만든 질문은 “네팔의 히말라야 중부에 줄지어선 고봉(高峰). 길이가 무려 55km에 달하고, 높이가 8,091m로 전 세계 8,000m이상의 고산을 의미하는 14좌의 하나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산의 이름은?” 이다. 이 단어와 나의 삶과의 관련성은, “지금껏 나는 제법 여행을 많이 다닌 편이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왔다. 짧게는 하루 만에 다녀온 여행도 있고, 길게는 이십일도 넘게 떠난 여행도 있었다. 그 어느 여행이든지 여행은 항상 내 마음에 작은 파문을 남기고 오래도록 작은 흔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이번 겨울에 다녀온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로 트레킹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히말라야의 설산(雪山)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앞으로도 계속 나를 부를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하 생략)” 이렇게 쓰면 된단다.
멋진 퀴즈쇼를 기대하고 있을게. 금요일에 보자!
아, 맞다. 책을 읽고 간단한 소감문 정도와 50자 평은 기본으로 해 오는 거, 알고 있지?
2010년 9월 14일 느티나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