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교 환경입니다. 아직 모든 것이 낯선 만큼 모든 게 새롭게 보이고, 지금까지는 긴장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편하게 고수해 온 관념이 깨어지고, 인식의 폭을 함께 넓히는 과정인가 봅니다. 긴장하고 있는 아이들도 저와 같은 생각, 또 마음이겠지요?
   저는 두고 온(?) 아이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마음이 무겁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가  곧 다가올 그 아이들은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요? 새롭게 부임하신 좋은 선생님들이 그 녀석들의 삶을 보듬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 학교가 학교특색사업이라는 명목으로 강요하는 ‘영어듣기 방송’, 최소한의 절차적 과정도 밟지 않고 실시하는 0교시 보충수업, 꽉 짜인 1-6(7)교시 정규수업, 또 7교시 특기적성교육을 빙자한 불법 보충수업, 제 눈에는 감독비에 눈이 멀어서 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이는 8교시 방송수업, 그리고 9시까지의 야간타율학습... 모든 학교 생활이 입시와 관련되어 학생들을 옥죄고 있는 곳입니다.
   이런 곳, 이런 상황에서 저는 아이들을 위해 조그만 ‘틈’을 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숨쉴 수 있는 작은 시도를 해 보려고 합니다. 제 자신이 아이들에게 신선한 파격으로 다가갈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입시와는 전혀 상관없는 활동일지라도,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실천할 수 있는 과정이라면,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경험이라면 공간이나 기회를 마련해 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는 1-3반 담임을 맡았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과 행복한 꿈을 꾸고 싶습니다. 저 혼자 행복에 겨운 것이 아니라, 우리반 아이들 각자가 모두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는 학급이 되었으면 합니다.
   첫담임을 맡은 것처럼 저는 우리반 아이들이 마냥 귀엽습니다. 학급운영의 구체적인 실천지침을 아직 세우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의 생각이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주려고 합니다. 학교 전체의 방침에 눈치보지 않고 학생들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로 올해 학급운영의 기본적인 자세로 삼으려고 합니다.

1. 신상명세서 쓰기
   지난 학교에서 쓰던 자료로 ‘선생님께 보여드리는 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습니다. 아이들이 무척 신기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2. 급훈 정하기
   어제 급훈을 정했습니다. 쪽지를 나눠주고 자기가 생각하는 급훈을 쓰라고 했습니다. 장난 반 진지함 반으로 써냈는데,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 "지구를 살리자"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반 급훈은 그것으로 결정되었지요. (개인적으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3. 가정통신문 보내기
   비록 통신문 형태이기는 하지만 학부모님들께 제가 생각하는 교육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서 학부모님께 전달이 잘 되는 것 같아 잘 활용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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