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학급운영 반성 ^^;]
찬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에 대해 고민하던 그 이야기를 써 놓았던 때가 언제였는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어쩌면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6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 해야할 일이 많은 것 같았던 5월이 지나고, 일상이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6월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이들을 자기 삶의 주인으로 존중하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계획이 될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여전히 우리반 학생들은 스스로에게 맡겨도 자기들이 정한 선을 넘어서는 경우가 없습니다. 아마도 자기 삶에 대한 애착이 많아서 그런 가 봅니다. 그래서 마음 든든하고 한편으로는 흐뭇하기도 합니다. 소소한 잘못이야 가끔 일어나지만, 애교로 봐 줄 만한 일들이구요, 담임이 학생들 때문에 속상해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6월 우리반은 날적이만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날적이를 읽으며 확실히 학생들의 개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거의 대부분이 12시가 넘어서 귀가하는 형편이라 내용도 뻔하고, 고민도 뻔한 우리반 아이들이 무척 안쓰럽습니다.
아이들과 하기로 했던 종례시간에 음악듣기는 저의 게으름으로 지금껏 미루고 있는데, 2학기엔 할 수 있을지 약간 걱정스럽습니다. 학급자치시간에는 아이들과 같이 부를 노래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음악 시간에 배운다는 「나이 서른에 우린」과 「바위처럼」을 미리 들려주며 놀았습니다.
[7월 학급운영 계획]
기말고사는 2-5일, 방학은 18일. 일요일과 공휴일을 합쳐서 3번. 방학 후 22일부터 8월 중순까지 특기적성교육이라는 이름의 불법 보충수업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제가 빼낼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 수박 먹기 대회는 학기 마무리 행사(정말로 학기가 마무리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를 겸해서 12일 자치시간에 해 볼 계획입니다. 수박 먹기 대회가 끝난 다음에는 간단한 설문지를 통해서 학생들이 지난 1학기를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또 가능하면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라도 1반과 축구시합 마무리도 하겠습니다.
수박 먹기 대회 안내
모둠별(7명 정도)로 수박이 한 통 정도 돌아갈 수 있도록 수박을 준비합니다.(가게나 학교 냉장고에 넣어서 시원하게 해 두는 건 필수겠지요) 모둠별로 수박 먹을 사람의 순서를 정한 명단을 받아 둡니다. 교실 바닥이 너무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신문지를 깔고 수박을 반으로 쪼갠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릅니다. 모둠별 인원수만큼 자르고, 가장 큰 부분들은 선생님께 냅니다. 참가자 순서대로 앞으로 나오면 그 모둠에서 낸 수박을 주고, 동시에 수박 빨리 먹기 시합을 합니다. 우승한 사람, 가장 깨끗하게 먹은 사람 등으로 점수를 주고 우승한 모둠에게는 수박 한 통을 더 주면 좋겠지요. 중간에 모둠별 응원전도 넣어서 바로 수박을 상품으로 내걸면 호응이 폭발적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