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거의 해마다 여름이면 무작정 걸었다. 음... 하루 이틀 정도는 아니고, 짧으면 열흘, 길면 스무날 정도. 걷는 동안은 힘들어서, '다시는...'을 곱씹지만, 돌아와 시간이 흐르면 어디든 다시 떠나고 싶다.(음, 정말 방랑벽이라는 게 있는 것일까?)
이번 여름에 중국에 가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못 떠나고 말았다. 내가 짊어 진 짐도 있지만 결국은 내 마음 속에서 더 강렬한 의지가 없었던 탓이겠지.
늘, 언제나 길 위에서의 그 시간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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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 김동률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 이 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 줄 테니까
촉촉한 땅바닥, 앞서 간 발자국, 처음 보는 하늘, 그래도 낯익은 길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내가 자라고 정든 이 거리를 난 가끔 그리워하겠지만
이렇게 나는 떠나네, 더 넓은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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