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에 마을 단오제가 열렸다. 우리는 정작 가 볼 생각은 안 하고 있다가, 그날 오전에 김은규-이현주 선생님 댁에 놀러 갔더니, 마침 가 보자는 얘기가 나와서 두 집 다 애기를 데리고 나선 길이었다.
진복이는 다섯 살이지만, 그 집 애기-김슬뫼는 이제 80일이 갓 지난 갓난아기여서 더위에 고생 좀 했을거다. 대천천 양쪽으로 지역활동가들이 난전을 벌이고 다양한 체험, 놀이, 전시회가 열렸더랬다. 아는 얼굴들도 많아 인사를 나누고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그러나 이 녀석은 놀이판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대천천 개울물에만 관심이 가서 기어코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겠단다. 비가 적게 온 탓에 수량은 적었지만, 대신 물이 그리 깨끗하진 않아도 녀석에게 상관 없는 일. 결국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걸로 합의를 했더니 신이 나서 첨벙첨벙!
물에서 한 번 넘어져서 정강이를 살짝 긁혔다. 이번에는 낚시를 하겠다며 주변에 있는 풀을 꺾어들고 낚시 중이시다, 참! 저 해맑은(?) 표정은 진정한 '장난꾸러기'의 포스가 느껴진다. 요새는 저 녀석한테, "OOO(내 이름)~ 그런 건 나쁜 행동이다. 저기 생각하는 자리(벌 서는 곳)에 가 서 있어~!" 하는 얘기까지 들었다. 아빠로 살기, 참~ 힘들다. (엄마는 더 힘들겠지만!)
녀석의 주요 표정 중에 하나다. 멍 때리기? 아니면 호기심 작렬? 아무튼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제가 해야 될 것도 많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도 많고...... 지금은 떡매치기와 떡 나눠주는 곳을 응시하고 있는 듯!
아직도 여전히 주황색 매니아. 부채에 그림 그리기 활동을 하는 곳인데, 주황색 물감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중. 보다 못해 엄마가 부채에다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그윽하게 바라보고 있다. 혼자서 물감통을 쏟으려고 해서 엄마가 말리고, 대신 엄마가 그린 그림을 구경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