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원 인생 -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우리 시대의 노동일기
안수찬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가. 8,280,000명   

나. 123만원   

다. 4110원    

라. 2010년 6월 29일   

마. 1000원 VS 9원

가. 2010년 3월 현재 우리나라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의 수. 비정규직 비중은 전체 임금 노동자의 49.8% 수준으로 경기침체 등의 요인으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이다.

나. 2010년 3월 현재 비정규직이 받고 있는 평균 임금. 이 돈은 정규직 임금의 46.2% 수준이다. 임금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된 후에도 비정규직 차별은 개선되지 않고, 갈수록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

다. 2010년 최저임금액. 이 금액을 적용하면 8시간 기준 일급은 3만2880원, 44시간의 월급은 92만8860원이다. 참고로, 4900원인 맥도널드 빅맥 세트 먹으려면, 1시간 12분을 일해야 한다.

라. 노, 사, 공익위원 각각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 심의위원회가 2011년 최저임금을 심의 의결해야 하는 날. 지난 6월 4일, 노동계 심의위원들은 경영계 심의위원들이 최저임금 동결 주장을 굽히지 않는데 항의해서 농성에 들어가는 등 현재 진통을 겪고 있다.

마. 1000원은 노동계의 2011년 최저임금 인상 요구액. 그래서 원하는 최저임금액이 시급 5180원이다. 반면 계속 동결 주장을 고집하던 경영계가 내놓은 인상액은 딱 9원. 그래서 시급 4120원이다.

   대안이 아니라 현실을 보여주고자 뛰어들었던 용감한 기자들의 노동체험기를 읽고, 이렇게 딱딱한 숫자들과 무미건조한 설명으로 일관하는 서평은, 정작 써 놓은 내가 생각해도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이후로는 계속 이런 숫자와 통계들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부제에서 밝히고 있듯 ‘일기’ 같은 글이라 텔레비전이 켜진 거실에서, 옆에서 아기가 놀아달라고 칭얼대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다. 물론 결정적인 문제는, 편하게 읽을 때와는 달리 다 읽고 나서는 마음이 조금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마음의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용기 있는 선생님, 순진무구한 눈빛을 가진 우리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선생님들께서는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싶다. 

   마지막으로,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 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이것이다. 노동자는 앞으로 1년 동안 사용자가 되어 그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잘 살펴보고, 사용자는 앞으로 1년 동안 시급 4120원으로 철야하면서 노동자들이 얼마나 편하게 사는지 느껴보면 된다. 그러면 적어도 비정규직, 최저 임금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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