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두 번째 모임하고 시간을 별로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세 번째 모임을 준비하는 쪽지를 쓴다. 음, 두 번째 모임하고 다들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하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 달라서, 예상과는 달리 논리적인 토론이 없어서 조금 실망스러운 사람도 있을 테고, 편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여서 재미있었던 사람도 있겠지? 또, 자신의 갈등 상황과 해결 방법이라는 주제 때문에 어떻게든 자신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좀 당황스러웠던 사람도 있을 거야.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활동을 계속 해 볼 거야. 그러니 빨리 적응하도록! 물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방법은 계속 고민해 보겠지만, 주제나 관심 분야는 앞으로도 쭈욱, 나, 가족, 학교, 사회…… 이렇게 나를 중심에 두고 세상과 연관 지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아, 또 잔소리 같지만 지난 모임의 자료는 이미 정리를 했겠지? 아직 정리 다 못한 사람을 위해서 모임 자료 정리하는 팁(tip)을 알려줄까? A4 용지 앞뒷면이나 공책 한 두 바닥 정도면 충분하다. (그 많은 분량을 어떻게 정리하냐구? 그 중에 이미 반 이상은 미리 숙제로 해 온 것이니까 금방 할 수 있다.)

 ① 책 제목과 날짜, 장소 등 구체적인 모임 일정에 대해서 적고,

 ② 자기가 생활나누기 시간에 발표했던 자기 생활 이야기도 짧게 쓰고, 

 ③ 책에 대해서 한 마디 하는 시간에 말했던 책 소개도 기록하고,

 ④ 숙제로 해 온 글을 옮기거나 붙이고,(이번엔 나의 갈등 상황과 극복, 글이 되겠지?)

 ⑤ 그 날 모임의 전체적인 분위기, 특징, 느낌까지 기록하면 완벽하지.

   한두 번 공책(파일) 정리가 밀리면 힘들어진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에 나에게 부끄럽게 고백할지도 몰라. ‘열심히 안 했다고, 그게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이다. 이미 늦은 걸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거지. 자기한테 주어진 기회를 자기가 버렸으니, 누구를 탓할까? 내가 좀 강압적이면 더 잘 될 거라는 얘기도 동아리 하는 동안 들었는데, 우리 동아리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다. 동아리 활동은 자율성이 생명이라고 믿고 너희들의 가능성을 믿는다. 보잘것없는 성과라도 스스로 해내야 의미가 있다.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면 성과의 모습에는 연연해하지 말자.

   이번에 읽을 책은 ‘너, 외롭구나’라는 책이다. 고민상담집인데, 이 책을 쓴 작가의 관점과 상담 방식이 좀 특이해서 골랐어. 아마 읽어 보면 이 사람이 말하는 내용과 말하는 방식에 완전 공감하거나 격렬하게 부정하거나 둘 중 하나일거야. (그냥 그저 그랬다, 라는 어중간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극히 적다는 말이야.) 이 책을 읽으면서 해야 할 숙제는 두 가지야. 좀 빠듯하기는 하지만 별로 어려운 건 아니니까 성실하게 해 주리라 믿는다.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이 책의 문제점을 두 가지 이상 지적해 오기. 물론, 주장이 있으면 당연히 근거가 있어야 하겠지?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문제점이라는 내용으로 장문의 글을 써도 되지만, A4용지 1/2쪽 정도로 정리해 오렴. 우리 모임에서는 말로 글을 대신하려고 하지 말고, 글로 말해야 한다는 거 알지?

   두 번째는 친구들의 고민상담 소개하고 상담 사례 기록하기. 말 그대로 내 친구 중 누군가가 나에게 고민 상담을 요청한 것을 기록으로 정리해 오는 거야. 상담자의 고민 내용이나 상황을 간단히 소개하고[익명으로 처리하는 게 좋겠지.] 내가 친구에게 해 준 해결책이나 처방에 대해서 정리해 오는 거야. 물론 직접 상담 요청을 해 온 사례가 없을 수도 있을 거야. 그러면 직접 가서 고민이 뭐냐고 물어도 좋아. 친구에겐 고민만 듣고 자신의 해결책을 글로 적어오는 것도 괜찮아. 우리도 이 저자와 비슷한 활동을 해 보는 거지. 무척 재밌을 거야. 그럼 이번 모임엔 풍성한 글의 식탁이 차려지리라 기대할게.

심란한 5월에도, 다음 모임을 기대하며 느티나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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