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22795 2009-04-16  

안녕하세요~ 오랫만입니다 선생님 ^^  

가끔씩 들러 선생님 생각을 엿보고 많이 배웠는데 방명록은 처음 남기네요.  이렇게 쓰면 제 이름이 남을까요? ^^;; 블로그에 방명록을 처음 써봐서.. 저 장진숙입니다 ㅋㅋㅋㅋ 아.. 괜히 부끄럽네요 ^^

올해는  남자반 담임이라.. 오늘도 두발과 흡연 등등으로 걸린 녀석들과 씨름을 하면서 뒤돌아서면 나오는 한숨에 기운이 쏙 빠졌는데.. 선생님이 써놓으신 [내 안에, 이명박, 있다]를 읽으니.. 정말..사실 오늘.. 제가 먼저 애들을 들들 볶아버렸거든요 ^^ 애들은 갑자기 돌변한 담임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줏대없고 생각없는 교사인 것 같아 늘 부끄럽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다 또 며칠 싸늘하네요. 늘 건강하세요 ^^ 자주 들러 선생님 생각 많이 훔치겠습니다 ^^

 
 
느티나무 2009-04-1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오래간 만입니다. 잘 지내시지요?ㅋ 아, 학교 떠나기 전에 같이 밥 한 번 먹기로 해 놓고, 제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어찌나 마음에 걸리던지요.(정말 미안했어요.) 이제 1급 정교사가 되신 건가요? 축하드립니다.ㅋ(1급 정교사는 '부장'이라는 보직을 맡을 수 있지요..) 정말 반갑습니다.

애들을 들들 볶아 버렸다?ㅋ애들도 알고 있겠지요. 샘이 왜 그러셨는지.. 녀석들이 잘못해서 그런 줄 아마 알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애들은 샘이 부끄럽다,고 느끼기도 전에 이미 잊었는지도 몰라요.(그래서 어떤 선생님들은 남학생들이 (다루기) 편하다, 고 하시죠.ㅠ) 그래도 스스로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누가 어떻게 해 주기 힘들단 얘기죠.

저도 3월에 이 학교에서 '핸드폰' 문제로 한바탕하고, 오늘도 교감샘께서 제게 아이들을 구슬려서 핸드폰을 학교에 가지고 오면 내게 해 달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이 학교는 벌점 제도를 빡빡하게 운영하기로 유명한 학교라서 전화기를 안 내면 그걸로 벌점을 매기거든요. 그 말을 하려니 아이들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거 같아서 담임으로서 정말 속상해 죽겠습니다.(저는 아이들의 논리에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대로 벌점이 쌓이면 '징계'사유라고 합니다.(얼척이 없는 대목이더군요.)

샘에게 위로는 안 되겠지만, 이 상황에서 누가 줏대 있는 교사로 살 수 있겠습니까? 다 비슷비슷, 고만고만 하겠지요. 세상의 모든 교사들이 다 줏대 없이 살더라도 샘이 먼저 반듯하게 걸어가 주시면 옆에서 누군가는 그 발자국을 따라 걷는 사람도 있겠지요. 힘을 냅시다. 그래도 봄꽃은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자기 몫의 꽃망울을 묵묵히 피어 올리잖습니까?ㅋ

오늘은 안녕히, 앞으로는 자주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