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들! 오늘 시험 마지막 날이다. 시험 결과와는 상관없이 일단 무사히 이 과정을 거쳐 왔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기쁘지? 더구나 오늘은, 성탄 전날! 비록 썰렁한 분위기지만 그래도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는 성탄절! 또 지난 1년을 어떻게 살았나 되돌아보게 하는 연말과,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새해가 다가오니까, 누구나 다 마음속에 약간의 흥분과 설렘이 있는 것은 당 연할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축하, 축하!!^^

   오늘은 앞으로의 우리 일정에 대해서 먼저 얘기 좀 해야겠다. 12월 26일은 연극 보러 가는 날. 현재 신청자는 세 명(황정, 박정, 민아)이고, 마음이 바뀌어서 같이 가고 싶으면 내일까지라도 연락해 주면 좋지. 27일은 동아리 평가회가 교육문화회관에서 있는 거 알지? 다른 학교 학생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 수 있는지 소중한 기회고, 마지막 특강이라 꼭 오는 게 좋겠다. 우리 동아리 정기 모임은 30일. 학교 일정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9교시와 자율학습 시간에 활동하는 것으로 할게.

   우리 동아리 마지막 모임은 내년 1월 6일로 정했어. 마지막 모임은 우리 학교에서 하지 않고 특강을 들으러 갈 계획이야. 너희들에게는 진짜 특별한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강사와 장소는 비밀! (진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모임에 꼭 와 줬으면 좋겠어!) 동아리 겨울캠프는 2월 6-7일로 생각하고 있단다. 장소는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금정산 속에 있는 학생수련원으로 생각 중이야. 거기가 한 달 전부터 예약이 되니까 내년 1월초나 되어야 구체적인 일정이 나올 것 같다. 2월 중에 발간할 예정인 동아리 활동지도 꾸준히 준비해야 너희들이 3학년이 되기 전에 받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 동아리 활동지를 만들겠다고 나선 사람은 두 명[엽이랑 정인]이니까 시험이 끝나는 오늘부터 얼른 준비를 시작해야 할까 봐.

   이제부터는 다음 모임 이야기. 다음 모임이 30일이란 얘기는 앞에서 했었지? 모임의 전체 진행자는 예전에 신청했던 김  엽. 아직 시험기간이라 엽이랑 어떤 주제로 생활나누기를 할지에 대해서는 의논하지 못했는데, 적어도 26일까지는 의논해서 주제를 알려주도록 하겠어. 혹시 그 전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엽이나 나에게 추천해도 되니까 망설이지 말아줘.

  『나의 서양미술 순례』읽기, 힘들지?(아직 안 읽었을라나?) 앞으로 너희들이 미술에 관한 책을 읽을 기회가 더 많을 테니까 차차 알게 되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이 책은 여느 미술책과는 좀 다른 것 같더라. 그림을 선택하는 기준도 독특하고, 그 그림을 설명하는 방식도 보통의 미술책들이 보여주는 방식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술술 읽히는 문체는 아니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을 꼼꼼하게 읽어 내려가니까 내 마음 속에 글쓴이의 저릿한 아픔 같은 게 느껴지더라. 그러니까 사실 이 책은 미술에 관한 책이면서 사실은 미술책이 아닌 지도 몰라. 그림이나 조각은 하나의 도구였을 뿐, 화자가 마주한 것은 늘 그림 너머에 어른거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었으니까. [참고로, 이 번에 읽었으니까 세 번째 읽는 셈인데, 읽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이 책의 내용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여러 책도 함께 읽으면 좋은데, 기억해 두었다가 졸업을 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서경식이 지은 책 중에『청춘의 사신』이라는 미술책,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라는 홀로 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태인의 흔적을 찾은 여행책, 『소년의 눈물』이라는 독서에 관한 수필집 등이 있는데, 모두 훌륭한 것들이니 꼭 챙겨서 읽도록 하렴. 아울러, 그 형들이 지은『서준식의 옥중서한 1971-1988』과 『서승의 옥중 19년』이라는 책도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물론 그 자체로도 훌륭한 책이고.) 그러나 지금 당장은 우리한테 그만큼의 시간이 없으니 서경식의 형들이 당했던 사건에 대해서 간단히 자료를 찾아보고 정리해 오는 걸로 대체하고자 한다. 만약 아직 이 책을 안 읽었다면 먼저 위에 나오는 인물들을 검색해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를 알아보고 책을 꼼꼼히 읽는 것도 좋겠다.

   다음으로 이 책의 그림들 중에서 네 마음을 조금이라도 흔들었던 그림이 있다면 그 이유를 말하는 것으로 주요 활동을 하고 싶다. 그 그림을 보고 들었던 네 마음의 울림이라든가,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을 때 들었던 느낌, 이 그림을 소개하려는 이유 등 그림을 보며 네 마음속에서 일어난 변화를 차분하고 섬세하게 정리해 와서 발표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글로 써 오렴) 책에 대한 50자 평은 기본인 거 알지? 자, 그럼 우리 12월 30일에 풍성한 식탁을 차리자.

   예수님이 가장 낮고 가난한 곳으로 오신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성탄이었으면 좋겠다.

2008년 12월 24일, 느티나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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