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말한다 - MBC 스페셜 연속기획 10부작
송미현 외 지음, 이덕렬 엮음 / 푸른나무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20대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 5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여론조사를 최근에 보았다. 미국은 어떻게 보더라도 우리나라에게는 애증(愛憎)이 교차하는 그런 나라일 것이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정작 우리 자신은 미국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힘든 것은 아니었을까? 한 나라를 소개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과거의 역사를 더듬어 현재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고, 그 나라를 이곳저곳 둘러보며 인상적인 문물을 소개할 수도 있고, 그 곳에 오래 산 사람이 그 곳에서 생활한 경험을 들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미국을 이해하기에 가장 적당한 10개의 코드 : 총, 햄버거, 국방성-헐리우드 영화, 제국, 전쟁, 수정헌법, 자유, 약자 보호, 교육개혁, 봉사활동 등을 통해 미국의 현재의 모습을 심층적으로 보여주고, 이런 현재의 모습은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왔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예전에 마이클 무어의 영화(볼링 포 콜롬바인)를 본 적이 있어 그런지 ‘총의 나라’ 부분에 더욱 공감이 들었다. 햄버거에 대한 분석도 아주 깊이가 있었다. 단순히 미국 사람들이 햄버거를 많이 먹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맥도날드’를 대표로 해서 전 세계를 ‘표준화’시키려고 할 때-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생기는 문제들을 다각도로 다룬 점이 인상깊었다.

   또 제국, 테러전쟁 편에서는 미국의 심각한 우경화 방향에 내심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한반도의 긴장관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정헌법 1조를 지키기 위해 어떤 주장이라도 일단 상대를 존중해 주는 태도에서 대단한 저력이 느껴지기도 했다.(이것도 9.11테러 이후 많이 이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또 내가 관심이 있는 미국의 교육개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강이나마 다루고 있어서 그 명암을 어렴풋하게나마 엿볼 수 있어 좋았다.결국, 미국이란 나라가 가진 힘의 원천과 그 힘을 유지할 수 있는 평범한 미국인들의 '보통 생각'들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이 모든 주제들이 각각의 책 한 권으로 다뤄도 될 정도라 짤막하게 다룬 게 조금 아쉽고, TV 방송(MBC스페셜 ‘미국을 말하다’)을 책으로 재구성한 것이라 사진이 좀 흐릿한 것이 흠이었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무척 쉽고도 재미있는 책이다. 평범한 미국인의 모습을 한 번쯤 그려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