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에 상(喪)이 나서 아내가 오늘 아침 7시에 집을 나섰음. 애기는 콧물이 계속 흐르고 기침까지 나서 오늘 영 컨디션이 나빴음. 사실, 그 증세는 어제부터 나도 마찬가지였음. 여차하면 내일까지 앓아 누울 태세였으니까.

   애기랑 둘이 있었던 적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둘 다 컨디션이 나쁜 데다가 연휴로 병원도 안 하니까 조금 걱정이 되었음. 오전에는 그리 울어대더니만, 9시 반에 잠깐 잠들어서 일어나니까 애기 보기가 훨씬 수월함.

   우선 목욕부터 하고, 안 먹으려는 이유식을 좇아다니면서 먹이고, 분유도 먹이고 나니까 오전이 후다닥 가버렸음. 콧물은 계속 흘러 입으로 들어가려는 걸 닦아주려면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난 점심 먹을 생각도 못 했음. (결국 잘 때 라면 끓여 먹었음)

  오후엔 애기를 포대기에 아파트 계단을 걸어내려갔다가 올라오기도 하고, 장난감 자동차에 태워서 밀고 다니기도 하니까 시간이 잘 가서 그나마 다행. 크게 울지는 않았지만, 늘 혼잣말로 '엄마', '엄마'를 반복하면서 기어다님. 속이 좀 안 좋은지 분유 먹은 것도 두 번이나 토해 냄.

   그러다 저녁에 다시 목욕하고 재워달라고 찡찡대는 걸 업었다가 뉘여서 7시 40분에 잠이 들었음. 옆에서 나도 잠이 들었다가 조금 전 9시에 깨었음. 이후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다가 (사실, 뭘 할 수 있는 기운이 없음) 오늘의 상황을 글로 옮기고 있음. 이제부터는 아내가 부탁한 집안 일을 몽땅 해치울 예정임.

   아내는 지금 오고 있는 중. 11시쯤에 귀가 예정. 시험문제 마감일이 내일임. 아직 시작도 안 하고 있음. 시험문제를 내려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참 막막함. 진복이가 잠이 들고 하루가 끝나가니 이제 내 몸이 다시 아프기 시작함.

   엄마만 강한 것이 아닌가 싶음. 살아보니, 아빠도 강하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7-09-27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한 아버지 화이팅이에요! 시험 문제 마감 하셨나요? 어여 감기 나으셔욧!

2007-09-28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28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