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방학내내 1급 정교사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연수를 받고 있는 학급운영모임의 장준호/오민영 선생님과 내 친구 김태형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한 날이다. 늘 서서 가르치기만 하다가 앉아서 수업을 들으면 좀 편하기도 하겠지마는, 앉아 있는 것도, 남의 생각을 계속 들어야 하는 것도 쉽게 몸에 익지 않아서 만만한 것이 아니다.(이구동성으로 학생들의 심정을 알겠다고 말한다.) 여러가지 우연으로 같이 밥을 먹는 사람도 늘어서 짧은 점심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버렸다.
이후에는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려고 했으나, 같이 간 김의주선생님이 학교 구경을 가자고 해서 다대고에 갔었다. 음... 산업도로를 따라 달리도 보니 아~!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낙동강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는 모습이 별가루가 무수히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알라딘에서 이런 표현을 읽은 적이 있다.) 맑은 하늘과 푸른 물결과 물결 사이의 모래톱, 그리고 한가로운 철새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움직이는 고깃배까지. 오늘따라 사진기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너무 안타까울 정도였다.
다대고등학교에 도착해서 김의주선생님이 일처리를 하는 동안, 나는 과학실에 앉아서 창밖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의주선생님이 늘 말하는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학교'였다.(선생님은 늘 아름다운 학교에 소풍오라고 권한다) 고요한 바다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평화롭게 만드는 것 같다. 한참이나 창밖의 햇살과 바다의 풍광이 좋아 그렇게 서 있었다.
집에 와서 가족과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결혼한 여동생이 요즘 집에 와 있어서 분위기가 조금 더 밝아진 것 같다. 하루 종일 오감이 즐거웠으니 이제 책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