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이었나? 100분 토론을 봤다. 보통은 채널을 돌려가며 대충 보는데, 이날은 진중권이 나왔길래 흥미진진하게 봤다.(사실, 개그 프로그램 보면서 잘 안 웃는데 진중권 교수의 말을 듣고 있으면 아주 재미있다. 이날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 토론이 끝날 때쯤에는 '낼 인터넷이 한바탕 난리나겠군'하고 생각했는데, 다음날부터 역시 그랬다.

   디 워야, 나랑 상관 없는 영화니까, 지금도 관심은 없지만, '디 워를 둘러 싼 상황'은 100분 토론 이후에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으니까, 그 현상에 관심이 많다. 아니, 최소한 말은 해야 한다는 의무감, 비슷한 감정이 든다.

   나는 지식인도 아니고, 뭐 잘난 무엇도 아닌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이번 디 워라는 영화를 둘러싼 여러 상황들을 내 판단 기준으로 볼 때, 이번에는 진중권이 옳다, 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아울러 개인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헌법적인 권리에 부당하게 도전하며 집단적인 언어 폭력을 가하는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들이야말로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를 그 기초부터 허물고 있는 우중(愚衆)일 뿐이다.

   아울러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속성상 걸러지지 않은 감정적이고 비이성적 내용을 그대로 담아내서 누리꾼들의 비이성적인 행태를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일부 언론들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지금도 마녀 사냥처럼 벌어지는 이 사태에 대해서도 어느 언론도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우리 언론은 지난 황우석 사태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나는 이번 논란에서는 전적으로 진중권이 옳다고 생각한다. 진중권은 우리 사회의 파시즘적인 광풍에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시즘이라는 말은 훨씬 엄밀하게 다뤄져야 하겠지만...) 나는 이 페이퍼를 통해 진중권을 공격하는 일부(?) 누리꾼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며, 관심이 없거나 침묵하는 다수 누리꾼들과도 생각이 다름을 분명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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