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06-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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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데리고 다녀오겠습니다

 

지루한 학교에 바퀴를 달아 투어 버스를 만들자 신나게 달리면서 수업을 받고 쉬는 시간엔 창밖으로 손을 흔들어 주자 시험지따윈 창밖으로 휘휘 휘날려 주자 때로는 일 층 이 층 삼 층 사 층 학교를 줄줄이 떼어 줄줄이 사탕처럼 줄줄이 이어 기차를 만들자 칙칙폭폭 학교 기차를 타고 바다에 닿자 신발을 벗어 던지고 바닷가를 달리자 짐칸에 접어 싣고 온 운동장을 펴서 기구를 만들어 띄워도 좋겠지? 봄과 가을엔 학교에 제트 엔진을 달아 아프리카로 소풍을 다녀오자 목 짧은 기린을 만나면 숨바꼭질을 잘하겠다고 격려해 주고 사슴을 무서워하는 사자를 만나면 초식도 나쁘지 않다고 등을 토닥여 주자 돌아오는 길에는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학교 한 칸 내어 주고 가뿐하게 오자 야 너, 수업시간에 집중 안 하고 계속 멍 때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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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글을 읽으니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수업 시간에 혼자서 이런 상상을 하는 학생이 있으면 귀여울 것도 같습니다.

(현실에서 내 수업시간에 저런 학생이 있으면 속이 터지겠지만요.)

 

이 글을 읽고 생각해 보니,

어쩌면 학교를 지루하게 느끼는 건 학교 안에서 많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아무래도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는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하니

마음도 지치고 몸도 힘든가 봅니다.

 

그런 아이들이 교사(校舍)밖에서는 표정이 달라지는 거 같아요.

아무 일이 없어도 넉넉하게 움직일 수 있는 곳이면,

강맥원이든, 운동장이든, 목련관이든 어디든 좋을 듯 합니다.

 

이번 주 날씨가 좋다면,

아이들에게 잠깐이라도 산책 자주 다녀오라고 권해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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