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이 방학입니다. 언제나 아이들은 예쁘고 사랑스러울 때가 많지만, 힘주어 ‘드디어’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들이나 저나 이번 학기는 자기 인생에서 나름대로 무척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학부모님, 안녕하십니까? 이제 1학기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우선, 그간 우리 반 아이들에게 베풀어주신 애정과 관심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6월 27일에서 30일까지 4일 동안 1학기말 고사가 있었습니다. 대입 내신 성적에 중요한 시험인지라 모두 열심히 준비했었습니다. 능력에 따라 모두의 결과가 다르겠지만, 준비 과정에 최선을 다한 모습도 잊지 않으시고 결과를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결과는 동봉해 드리는 성적통지표를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바쁜 중에 잠깐 틈을 내서 우리 반 대청소를 했습니다. 책걸상을 모두 밖으로 내놓고, 사물함도 다 치우고, 바닥을 세제로 문지르고, 물을 부어 씻어내니까 교실뿐만 아니라 마음의 묵은 때와 쌓인 먼지도 함께 씻겨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후로는 교실에 먼지도 좀 덜 날리는 거 같고 기분도 아주 상쾌해졌습니다.

  7월 12일부터 7월 20일까지는 일부 대학의 수시 1학기 모집기간입니다. 소위 말하는 주요 대학은 1학기 모집을 실시하지 않고,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1학기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우리 반에서도 대략 7-8명 정도가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진로 탐색 과정을 탄탄하게 준비해 온 학생이 많아서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습니다. 학부모님께서 한 번 더 학생들과 의논해 보시고, 1학기 수시 모집의 응시 여부를 확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부터 방학입니다만, 아쉽게도 3학년은 방학 내내 학교에 나오게 됩니다.[물론 본인이 원하지 않고, 학부모님께서 허락하신 경우는 예외로 했습니다.] 방학생활에 필요한 정보는  함께 보내 드리는 가정통신문을 꼭 읽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아울러 학생들의 방학생활이 원래의 리듬을 잃지 않도록 함께 챙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들이 언제든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정독실과 일부 교실을 개방(밤 11시까지)해놓고, 저녁식사도 신청하면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이제 마지막 고비입니다. 앞으로 한 달 보름 남짓의 여름방학이 무척 중요합니다. 특히나, 평소보다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무척 많기 때문에, 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의 학생 성적에 큰 편차가 있을 것입니다. 그 결과는 9월에 있을 2차 수능모의평가에 바로 나타날 것이고, 본 시험인 수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학부모님께서도 이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방학 끝까지 신경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2학기 중간고사는 개학하자마자 9월 1일에서 5일까지(중간에 휴일이 있습니다.)입니다. 2학기말고사는 10월 중순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학교에 고등학교의 생활기록부(성적표)를 보내야하는데, 그 기한이 10월말경이라서 2학기 시험일정이 빠릅니다.] 9월 6일에는 평가원에서 주관하는 2차 수능모의평가가 있습니다. 9월 시험에 실수를 해서 성적이 낮으면 학생이 불안해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 즈음에는 가정에서도 격려와 배려를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학기에는 보충 수업이 1시간 줄어들고 자율학습 시간이 1시간 더 많아질 예정입니다.(그래도 마치는 시간은 10시입니다.) 수능이 두 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서 배우기보다는, 지금까지 자기가 익힌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고 체계를 잡아나가야 하는 시기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름날 뜨거운 땡볕을 다 받아들이고 속으로 묵묵히 미래를 준비해 온 열매들만이 가을에 온전한 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그 때서야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도 모두 이 한여름 태양빛을 묵묵히 견뎌내기를, 그래서 올곧게 커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07년 7월 18일, OO고 3학년 O반 담임 느티나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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