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바깥은 없다

 

- 도 종 환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은 자란다

희망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은 한 희망은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곪은 상처 그 밑에서 새살이 돋는 것처럼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라

희망의 바깥은 없다

 

[슬픔의 뿌리, 실천문학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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