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님이 내 서재 방명록에 짧은 글을 올리셨기에 거기에 댓글을 달다가 우연히 밑에 달린 글들도 쭉 한 번 읽었다. 20페이지까지 있는 방명록을 읽으며 지난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을 생각했다. 그 때는 내 서재의 주소를 알려줬으니, 관심 있는 몇 녀석은 꾸준히 들어와서 놀았다. 차곡차곡 쌓여진 글을 읽으니 마음이 약간 흥분이 되었다. 그리고, 학교는 잔인했지만, 신기하게도 그 속에서 맑게 핀 아이들이 떠올랐다. 오늘, 그 녀석들은 어디에 있을까?

   대체로 첫발령을 받은 교사들은 자기가 몇 살까지 교직에 있어야겠다는 '순진한' 생각들을 한다. 보통은 물리적인 나이를 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은 호기롭게도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 때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한 해 두 해 지나면 자신의 생각이 무척 단순했음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솔직히 말하면 좀 오래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그러나 경험상으로 볼 때 나이가 많아지면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오늘 3년 전에 만난 아이들의 흔적을 보면서 내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면 약간 서글퍼진다. 나는 곱게 늙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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