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곡선
고사카이 후보쿠 지음, 홍성필 옮김 / 파라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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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사카이 후보쿠라는 전혀 모르는 일본 작가의 추리 단편집입니다. 1920년대에 의학전공자 출신으로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추리소설을 썼다는 책 소개만 보고 구입한 책이죠. 제가 워낙 고전을 좋아라 하니까요. 전부 1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꽁트라 해도 어울릴정도의 굉장히 짤막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작품이 "반전"에 많이 기대고 있는 "기묘한 맛" 류의 작품들이라는 점, 그리고 의사나 의학지식이 중요한 작품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책 자체는 기대에 값하지는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충격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 읽기에는 낡은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너무 뻔하거든요. 또 에도가와 란포의 스승이라는 작가 소개글 처럼 뭔가 유사한 분위기가 느껴지긴 하는데 란포 수준의, 지금도 먹히는 스멀스멀한, 또는 변태적인 묘사가 하나도 없이 단지 구성만 유사할 뿐이라 그런지 너무 담백해서 싱거워보이기까지 합니다. 반전이 괜찮은 작품이 몇개 있긴 한데 이 담백한 묘사 때문에 빛이 많이 바래는 것 같아요.

이런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평범한, 또는 평범 이하의 자료적 가치밖에 없는 작품집의 번역 소개보다는 좀 더 유명한 작품이 소개되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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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보우 미스터리 - Goledn Age Mystery 02
이스라엘 장윌 지음, 한동훈 옮김 / 태동출판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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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 즉 19세기 후반에 발표된 밀실 미스터리의 고전인 "빅 보우 미스터리"를 이제야 완독했습니다. 중편 길이의 표제작 이외에도 "유별난 교수형" 이라는 단편까지 2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국내에 출간된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 뒤늦은 감이 있긴 하네요. 추리 애호가를 자칭하는 저로서는 반성해야 할 부분이죠... 

어쨌건 일단 평하자면, "빅 보우 미스터리"는 추리사에 이름을 남긴 고전답게 밀실 트릭물로서 충분히 뛰어난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상당히 기발하고 참신한 일종의 밀실 + 심리 트릭이 사용되고 있는데 지금 읽어도 무릎을 칠 만한 기발한 선구자적 아이디어가 빛나거든요. 지금 읽기에는 좀 낡아 보일 수 있고 우연에 기대는 부분이 아주 약간 있긴 하지만 작품에 흠집을 낼 수준은 아니고요. 그러나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뛰어난 점은 전편을 관통하는 유머와 풍자라 생각됩니다. 유머와 풍자는 지금도 먹힐만큼 독특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가 잘 살아 있거든요. 쉽게 이야기하자면 마크 트웨인이 썼음직한 정통 추리물이랄까요? 그만큼 유머러스함이 전편에 묻어나서 읽는 내내 즐겁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단지 유머러스한 부분뿐 아니라 앞서 이야기했듯이 추리적으로도 뛰어난 완성도를 지니고 있기에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 읽어도 가치있는 "고전" 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겠죠. 마지막의 반전도 19세기 후반 작품으로 믿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점이 있어서 더욱 만족스러웠고요.

덧붙이자면 부록처럼 실려있는 "유별난 교수형" 이라는 작품은 트릭은 지금 보기에는 너무 뻔해보이긴 하지만 역시나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넘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별점은 재미와 가치 모두 기대 이상이라 4점 주겠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추리소설 애호가시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될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아울러 이 작품이 소개된 것 자체가 상당히 놀라운 일로 생각되는데 앞으로도 계속 다른 고전 명작들이 번역, 소개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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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난감 기업의 조건 - IBM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까지, 초우량 기업을 망친 최악의 마케팅 AcornLoft
릭 채프먼 지음, 이해영.박재호 옮김 / 에이콘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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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80년대, 즉 PC라는 개념이 처음 생겼을 때 부터 한때 잘나갔지만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삽집을 반복하며 제풀에 스러져간 IT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물론 스러지지 않고 아직도 건재한 기업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그리고 기업과 관계없이 닷컴 열풍으로 어마어마한 거품을 양산한 투자자를 조롱하는 챕터도 있긴 하지만 내용의 일부일 뿐이죠. 

제가 이쪽 바닥에 워낙 무지한 탓에 제가 잘 모르는 기업과 솔루션이 많아서 얼마나 대단한 회사들이 스스로 자멸했는지에 대한 감이 떨어지긴 했다는게 약간 단점이긴 했지만 (디베이스? 화이트베이스는 아는데...^^) 그래도 잘 아는 기업인 IBM,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 넷스케이프, 구글 등의 기업의 사례도 충실한 덕분에 아주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저자 스스로 볼랜드나 마이크로프로와 같은 초난감 기업에 실제로 근무했었던 엔지니어 겸 마케팅, 홍보 전문가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한 이야기도 많아서 더 와닿는 부분도 많았고, 과연 이렇게 멍청할 수 있을까? 하는 상황이 너무 많아서 너무나 웃기지만 사실 당황스럽기까지 하더군요. 웃자고 쓴 건 아니겠지만 정말 웃겨요. 삽질의 사례와 관련된 도판, 주석 등도 방대하고 자세해서 웃음의 수준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느낌까지 들고 말이죠.

아울러, 읽다가 좀 놀랐던 사실은 그간의 상식 -마이크로소프트가 "악의 축" 이다- 라는 것을 상당히 뒤집는 발언이 책 전체에 깔려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우리가 익히 알 듯 일종의 사기와 배짱 덕분이 아니라 품질의 우수성과 더불어 경쟁사들의 초난감한 삽질이 겹쳐진 운빨이었다는 것을 아주 자세하게 풀어놓고 있거든요. 물론 책의 후반부에서는 넷스케이프를 박살내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초난감한 마케팅 전략이 등장하긴 하지만 망해버린 다른 기업들의 사례에 비추어본다면 그나마 새발의 피라고 할 수 있겠죠.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고 재미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웃기다는 점에서 별 4개를 줄 만큼 유익한 독서였다고 생각됩니다. 개발자와 엔지니어 사이드에 치우친 내용이 많긴 하지만 IT 업종에 종사한다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 아닐까 싶어요. 특히 저같은 쓰라린 이직의 경험이 있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강추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당당하게 비웃고 떠벌일 수 있는 기회가 공적으로 마련된 것 같아 속이 후련하기까지 하네요. 가격이 좀 쎄긴 한데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잘나가던 누가 망했다는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즐거운 법이니까요.^^ (지옥에나 가버려~!!!!)

덧붙이자면, 저도 DJ시절 벤처 열풍때 묻지마 투자를 받았던 소규모 벤처 근무 경험에다가 잘나가던 코스닥 기업에서 망하려고 발버둥치며 삽질을 연발한 회사에 다닌 경험이 물론 있기에 좀 감개무량(?)하기도 합니다. 소규모 벤처는 월급도 못주는 상황으로 내몰린 끝에 결국 망해버렸고 잘나가던 코스닥 기업에서는 결국 저를 짤랐죠.

잘나가던 코스닥 기업은 결과적으로 엎어질 것이 뻔했던 돈먹는 하마같은 프로젝트를 잽싸게 중지하고 인원감축할 생각을 한 덕분에 아직까지 버티고 있고, 지금은 내부사정은 잘 모르지만 나오는 물건들 보면 포인트는 잘 잡고 있는 것 같아 현재 규모를 유지한다면 어떻게 먹고는 살겠더라고요. 예전 회사 덩치를 생각하면 이 회사 역시 이 책 국내판에 당당히 등장할만한 대표 사례로 손꼽히겠지만요. 뭐 그게 다 인생 아니겠습니까. 그러고보니 나도 이런 책을 쓸 수도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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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탐정록 경성탐정록 1
한동진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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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명탐정이 등장하는 시리즈 단편집. 재미도 충분하다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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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싱의 암호의 과학
사이먼 싱 지음, 이원근 옮김 / 영림카디널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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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읽었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저자가 쓴 암호의 역사와 원리에 대한 책입니다. "경성탐정록"의 자료로 쓸 까 하고 구입한 책이죠. 목차는 1. 메리 여왕과 엘리자베스 여왕의 암호 대결/ 2. 암호 - 그 신비의 바다 / 3. 보이지 않는 암호 전쟁 / 4. 사라진 언어 / 5.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암호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정말 물건입니다. 정말 재미있더군요. 암호도 수학이 근간이 된 과학이기에 딱딱하고 지루하게 쓰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목차와 내용에 대한 설명만 봐도 너무 읽고싶어지지 않으시나요? 암호의 역사를 주요 이슈별로 나누어 생성 방법과 해독 과정, 역사에 미친 파장 등을 재미있게 써서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재미 뿐만이 아니라 암호에 대하여 상세하게 잘 설명하고 있어서 이거 한권 읽으니 암호 전문가가 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요.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유렵과 영미권이 이야기의 중심이라 암호 해독에 동참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점이겠죠. 상세한 내용 이외에도 풍부한 도판과 암호문의 여러가지 예문들, 다양한 부록도 실려 있기에 정말 별점 5점이 아깝지가 않습니다. 암호에 관심 있으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적극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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